[보험사 신성장 동력]여성보험 힘준 한화손보, 2년 만에 '트렌드 세터'①배타적 사용권 17여종 획득해 '선점 효과'…시장 선도하는 경쟁력 유지 관건
정태현 기자공개 2025-05-20 12:57:36
[편집자주]
보험사들의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유독 심각하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콜옵션 행사 불허, 가교보험사 지정과 같은 초유의 사태가 잇따르면서다. 저금리·고령화에 계리적 가정 변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라는 변수가 맞물리면서 업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분위기를 바꿔줄 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보험사들의 신성장 동력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7시3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이 여성건강보험에 집중한 이후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순익을 달성했다. 수익성과 연관 깊은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좋은 특성 때문이라는 평가다.보험업계 제도 변화로 여성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 한화손보가 넘어야 할 산이다. 꾸준한 배타적 사용권 획득을 통해 시장 선점 효과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심 사로잡은 나채범표 아이덴티티
여성보험을 앞세운 한화손보의 약진이 돋보인다. 역대 최대 실적을 연달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1분기 한화손보의 순이익은 직전 최대치였던 전년 1분기보다 14.3% 더 늘었다. 여성보험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의 매출을 확대한 결과다.

지난 2023년 7월 출시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1.0'을 시작으로 작년 말 선보인 3.0 시리즈까지 보험 매출 실적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리즈별 월평균 장기 신계약 매출액을 보면 시그니처 1.0 13억원에서 시그니처 2.0 15억원, 시그니처 3.0 21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총 326억 규모의 신계약 매출을 기록했다. 누계 원수보험료는 3200억원에 달한다.
매출 관련 여러 기록을 새로 쓰면서 한화손보 내부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손보가 여성보험에 집중한 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나채범 대표이사가 취임하자마자 여성 특화 보험사라는 정체성을 회사에 이식하면서다. 그는 대표로 취임한 지 넉 달 만에 업계 최초로 여성보험 전문연구소인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했다.
'여성을 가장 잘 아는 보험사'가 되자는 포부에 걸맞게 혁신적인 상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한화손보가 획득한 여성보험 관련 배타적 사용권만 17개다. 정신 질환에서부터 흉터 치료까지 여성의 관심도가 큰 다양한 분야를 보장하고 있다.
여성을 중심으로 고객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시그니처 여성보험을 출시한 뒤 새로 가입한 장기 신규 여성 고객은 직전 1년보다 59% 늘었다. 상품 출시 전 50% 미만이었던 여성 비중은 56% 이상으로 높아졌다.
◇치열해지는 시장, 차별성 유지 관건
여성보험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새로운 보험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여성 고객을 위한 상품이 여러 보험사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생 대책에 몰두하는 금융당국의 기조와도 잘 맞을 뿐더러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여성보험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도 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 비중을 줄이고, 건강보험과 같은 제3보험에 집중하고 있다. 새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데다 금융당국의 권고로 단기납 종신보험의 계약환급률이 낮아져서다.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에 대한 가정 변경으로 수익성도 나빠졌다. 제도가 급변했던 지난해 매달 1건 이상의 새로운 여성보험이 출시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손보가 다량 보유한 배타적 사용권이 만료되면 유사한 상품들이 따라나올 가능성도 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의 특허 기한이 만료되자마자 모방하는 업계 관행이 고착화되고 있는 탓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시그니처 여성보험은 생애 주기를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특화한 상품이다보니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며 "여성의 웰니스를 선도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앞으로도 차별화된 보장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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