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의 쌍용C&E, '역대급 침체기' 버티는 원동력은 건설업황 부진 불구 수출 증가, 환경사업도 소폭 성장
윤형준 기자공개 2025-05-19 08:08:08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시멘트 업계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수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가운데 한앤컴퍼니(한앤코)의 포트폴리오 기업 쌍용씨앤이(쌍용C&E)는 수출 경쟁력과 친환경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구조적 선방에 나서고 있다. 비록 단기 실적은 적자 전환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업황 반등 국면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버티는 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쌍용C&E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09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762억원) 대비 17.6%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180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102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실적 악화는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인한 시멘트 수요 감소에서 기인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812만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039만t) 대비 21.8% 줄어든 수치로, 1998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적은 물량이다. 1분기 시멘트 출하량이 1000만t을 밑돈 건 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뿐이다.

또한 쌍용C&E의 올 1분기 기준 클링커(시멘트 반제품) 가동률은 68%로, 50%를 하회하는 경쟁 업체들보다 선방했다. 다른 업체들이 내수 위축으로 일부 라인을 셧다운한 것과 달리 쌍용C&E는 수출 수요로 일정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적자 전환은 외부 변수에 기인한 것이고, 쌍용C&E의 구조적 경쟁력은 여전하다”며 “내수 위주 산업 구조에서 수출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시멘트 기업”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 1분기 쌍용C&E의 매출 중 수출 비중은 13%로, 동종 업계 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업체는 쌍용C&E가 유일하다.
이 같은 쌍용C&E의 '버티는 힘'은 한앤코의 장기적 투자 전략에서 비롯된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6년 쌍용C&E(당시 쌍용양회)를 채권단으로부터 인수한 뒤, 대한시멘트 등 시멘트 계열사를 연이어 인수하며 시멘트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른바 볼트온(Bolt-on) 전략이다. 다수의 시멘트 업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만들었다.
핵심사업 집중을 위해 비(非)시멘트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도 했다. 2017년 쌍용머티리얼과 쌍용에너텍, 2020년 쌍용정보통신 등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며 본업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2021년에는 사명을 ‘쌍용C&E(Cement & Environment)’로 바꾸며 환경사업 진출도 본격화했다. 폐플라스틱·폐타이어 등 순환자원을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도입하면서 원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그리고 신규 매출 창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렸다.
이를 위해 중간 지주사 격의 그린에코솔루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환경 계열사 인수 및 신사업 진출을 통해 해당 부문을 키워왔다. 그린에코솔루션 아래 △그린에코사이클 △그린에코넥서스 △그린에코로직스 등 3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쌍용C&E의 올 1분기 환경 부문 영업이익은 76억7647만원으로 작년 동기(75억6193만원) 대비 소폭 성장했다.
장기 투자 구조 역시 한앤코의 전략적 선택이다. 2022년에는 1조9000억원 규모의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조성해 쌍용C&E에 대한 투자지분을 이관했다. 이는 국내 PEF 최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컨티뉴에이션 펀드 사례로 꼽힌다. 단기 차익이 아닌 장기 책임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한앤코는 쌍용C&E에 대한 엑시트 시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관련 업계에선 향후 건설 업황 회복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엑시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은 불황이지만 구조는 오히려 단단해졌다는 분석이 그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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