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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IPO 시장 놓쳐서는 안된다" 왕영재 신한금융투자 해외ECM 부장

정준화 기자공개 2011-11-09 16:12:38

이 기사는 2011년 11월 09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고섬 사태로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작업이 올스톱 상태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은 중국고섬과 완리인터내셔널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질대로 커진 탓에 투자자 모집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기업 두 곳의 상장을 동시에 주관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사를 맡고 있는 차이나그린피앤피와 중국건재설비과기유한공사는 지난 9월과 10월 각각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과연 신한금융투자는 중국기업을 외면하는 최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신한금융투자에서 해외 ECM부를 총괄하고 있는 왕영재 부장을 만나 진행중인 두 기업의 비전과 최근 불거진 중국고섬 사태에 대한 견해 등을 직접 들어봤다.

신한금융투자 왕영재 해외 ECM부장

◇ "중국기업 복덩이 될 것...색안경 쓰지 말자"

왕 부장은 인터뷰 내내 중국기업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고섬 사태로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중국기업 만큼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매년 매출이나 당기순이익이 30%씩 오르는 중국기업 같은 곳을 우리나라에서 찾기 어렵다"며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8%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기업의 성장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안겨줄 때를 대비해 선투자에 나서야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왕 부장은 "경제가 확장 상태에 있을 때는 인건비나 임대료 등 비용들도 함께 올라간다"며 "이런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금리도 떨어지는 순간이 오면 가격 인상을 통한 주주들의 이익이 극대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기업 예찬론은 계속 이어졌다. 왕 부장은 "우리나라가 개방 이후 외국계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등을 사들이면서 많은 이익을 거뒀다"며 "좋은 중국기업을 많이 유치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좋은 기업들은 홍콩행을 택하고 자국 상장이 어렵거나 규모가 작은 기업들만 한국으로 와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 그는 이러한 점을 일면 인정하면서도 "한국이 외국기업 상장에 주력한 것은 불과 5~6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고 지금은 순이익 200억~300억원 수준의 회사들이 한국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중국기업의 한국증시 상장 역사가 짧아 시행착오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중국기업 문제를 배척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실사 능력이 관건...전문인력 확보 필수

신한금융투자 해외 ECM부는 왕 부장을 비롯한 16명의 중국 전문가로 이뤄졌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기업 상장 유치에 나서는 부서다. 2008년 신설된 해외 ECM팀은 1년만에 부로 승격됐고 중국식품포장, 차이나하오란, 중국엔진집단 등 3개의 중국기업을 국내 증시에 상장시켰다.

왕 부장은 "지금껏 상장을 주관한 회사가 말썽을 일으킨 적은 없다"며 "그만큼 기업을 꼼꼼히 들여다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제대로 된 실사를 위해서는 중국문화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중국 산둥성 출신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4남으로 태어나 1992년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부국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으나 한 때 중국 등지를 오가며 무역업을 하기도 했다. 이후 99년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으로 돌아와 2006년부터 해외기업 IPO 업무를 시작했다.

그가 총괄하고 있는 해외 ECM부는 중국인 변호사가 2명, 회계사가 2명이다. 중국 현지 사정에 밝은 한족 출신도 6명이며 한국인 직원들도 중국어는 기본이다.

왕 부장은 "중국기업 실사는 전문인력이 많이 확보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업무"라며 "우리는 외주 없이 내부 직원들이 직접 실사를 모두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어는 기본이며 법률이나 회계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런 중국통들이 최소 6개월 이상 꼼꼼하게 실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 차이나그린피앤피와 중국건재는

차이나그린피앤피는 중국 내 포장용지와 포장박스 등을 생산하는 사업자회사 4곳을 둔 지주회사다. 크라프트지, 코팅백판지, 고강도 골판지, 컬러박스, 일반 종이박스, 지판 등을 주요 제품으로 생산한다. 지난 해 원화 기준 매출액이 1327억원, 당기순이익이 197억원이다. 직전년도에 비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63.69%, 68.10%일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중국 최대 음료업체인 와하하를 비롯한 인루식품, 청도맥주, 설화맥주 등 중국 내 유명 기업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국내 상장을 통해 조될하는 금액은 대규모 제지 공장을 건설할 강서성 부지를 매입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예상 공모 금액은 300억~400억원 규모다.

중국건재는 홍콩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중국내 사업자회사(태화기계 등 3개사)를 통해 기화콘크리트벽돌제조설비 및 기화콘크리트벽돌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500억원, 당기순이익 144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기화콘크리트벽돌설비는 턴키(Turn-key)방식으로 15만 입방미터(m3)급 이상의 대형 설비를 광동성, 복건성 등 중국 남부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기화콘크리트벽돌은 광동성 혜주시 근방 건설현장에 납품중이며 대부분의 고객은 중국의 대형 건설사다.

왕 부장은 "차이나그린피앤피의 경우 실사 기간만 2년에 달한다"며 "매출 거래를 장부상으로 확인했을 뿐 아니라 주요 매출처를 직접 방문해 거래가 실제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람"이라며 "CEO의 여러 면을 보며 심지어 차고 있는 시계나 반지까지도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고섬과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두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외이사도 한국인으로 선임하는 등의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그는 "일부 몇몇 중국기업의 문제로 인해 중국시장 전체를 외면하면 국제적 경쟁에서 밀려난다"며 "담담하게 사태를 받아들이고 재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섬 사태로 인해 앞으로 국내에 상장하려는 중국기업은 실사도 제대로 진행될 것이며 더 깨끗한 기업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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