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타이틀 대결 관심 'IB 대전 예고' ② 산은 상장 주관 = ECM 실적 1위 예약
박창현 기자공개 2012-01-06 11:49:03
이 기사는 2012년 01월 06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금융지주(이하 산은지주) 기업공개(IPO) 주관사 타이틀을 따내기 위한 투자은행(IB)간 총성없는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주관사는 조 단위 실적은 물론 올해를 대표하는 IB로 시장에 이름을 떨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진년 랜드마크딜 주관 훈장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산은지주 기업공개(IPO)는 '흑룡의 해'를 대표할 거래로 손색이 없다.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주가순자산배율(PBR)을 적용해 기업 가치를 산정한다. PBR은 전체 주식가치(시가총액)를 순자산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따라서 회사 순자산에 업계 평균 PBR를 곱하면 대략적인 기업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2010년 12월 말 기준 산은지주의 순자산은 17조2705억원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권 비교대상 회사들의 최근 PBR이 0.5~1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산은지주의 시가총액은 최대 17조원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산은 측 계획대로 10% 이상을 공모로 매각할 경우, 전체 거래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현재 금융지주사들의 1배 이하 PBR은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많은 만큼 시장 개선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역시 상장 가격에 대해 PBR 1배 이상을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형딜이 시장에 출회되자 IB들은 벌써부터 거래 수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메가딜 수임 여부가 그 해 작황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은 총 23건, 1조3319억원의 주관 거래 실적을 올려 ECM 리그테이블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IB 한 곳이 단독으로 산은지주 거래를 주관한다면 우투가 1년 동안 쌓았던 실적을 단 한 건으로 넘어설 수 있다.
삼성생명(4조8881억원)과 대한생명(1조7804억원) 등 조 단위 메가딜이 2건이나 있었던 2010년, 담당 IB들은 수 십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삼성생명 대표주관을 맡았던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100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받았으며, 대한생명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 역시 상장 대가로 55억원을 챙겼다. 여기에 시장 평판 제고 등 랜드마크딜 수임이 가져다주는 무형의 효과는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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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는 산은지주 주관사 자리를 놓고 국내외 대형 IB간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업종 이해상충 이슈에서 비켜서 있는 삼성증권과 동양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비은행계 증권사들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들 증권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산은지주 IPO 관련 부서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거래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특히 민영화 트랙레코드가 풍부한 삼성증권이 가장 유력한 주관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2002년 우리금융지주 상장 대표 주관사로서, 우리투자증권(공동 대표 주관)과 함께 2000년 대 이후 금융지주 IPO 트랙레코드를 갖고 있는 유이한 증권사다.
또 서울은행과 조흥은행 등 공적자금 투입 은행의 민영화 과정에서도 인수합병(M&A) 자문사로 활약하며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더욱이 올해 새로 부임한 김석 사장이 리그테이블 선두권 도약을 주문한 만큼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은행계 대형 증권사들 역시 업종 이슈 부담에도 불구하고 랜드마크 거래가 시장에 나온 만큼 정보 파악에 나서는 등 거래 수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국내증권사 뿐 아니라 글로벌 코디네이터 자리를 두고 외국계 증권사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 주요 글로벌 증권사들은 산은금융지주의 연내 IPO 상장이 공식화되자 한국법인과 의사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지주 계열 산업은행은 매년 6조~7조원 규모의 외화 자금을 조달하는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 손이다.이에 글로벌 시장 플레이어로서 산은지주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해외 유수의 IB들이 수수료 덤핑을 감수하더라도 주관사 수임에 총력을 쏟을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금융지주가 시장에 공식적으로 나오면서 IB간 경쟁도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경쟁사에게 내부 자료를 공개해야한다는 정서상 문제 탓에 경쟁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보다는 독립계 증권사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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