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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달성 열쇠는 '신사업' 2018년 매출 40조 목표..'7년간 두배 늘리기' 전략 골몰

김익환 기자공개 2012-01-13 09:21:39

[편집자주]

롯데의 석유화학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유통사업을 넘어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롯데는 이미 '2018년 매출 40조, 아시아 넘버원 화학기업'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비전 달성에는 디딤돌과 걸림돌이 공존한다. 롯데 석유화학 사업의 전략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2년 01월 13일 09: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 도약. 롯데그룹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2009년 공식 선포한 중장기 비전이다. 당시 그룹 전체의 비전 뿐 아니라 유통, 석유화학, 식품 등 각 사업부문별 비전도 함께 대내외에 알렸다. 이 중 석유화학 부문의 비전은 2018년까지 '매출 40조·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매출액이 8조원인 석유화학 부문이 쟁쟁한 경쟁자 틈바구니에서 이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후 석유화학사업이 유통업과 함께 그룹의 캐시카우로 급성장하면서 이런 걱정어린 시선은 금방 수그러들었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30%씩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6조원(연결기준)에 달했다. 수익성도 그룹주력인 롯데쇼핑을 웃돈다.

물론 비전 달성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7년간 매출규모를 두배 이상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지역다변화와 신사업을 추진해 비전의 초석을 놓겠다는 방침이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투자를 집중하고 정유·신소재 사업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 캐시카우 유화사업, 아시아톱 노리다

호남석유화학은 그룹에서도 손꼽히는 캐시카우다. 현금창출력의 시금석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3분기까지 1조7174억원을 기록해 그룹 주력인 롯데쇼핑(1조 5302억원)을 넘어섰다. 호남석유화학과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둘다 1조6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11년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호남석유화학이 10%대로 롯데쇼핑(7%)을 앞선다. 호남석유화학이 장사를 더 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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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석유화학 재무현황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16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2018년 매출 40조 비전에는 절반도 못 미친다. 향후 6년 동안 매출이 해마다 14%씩 성장해야 비전달성이 가능하다. 그간 성장세만 지켜보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호남석유화학은 동남아시아로의 거점 확대와 신사업 진출로 비전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능력도 아시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현재 롯데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247만톤으로 아시아 최대인 대만 포모사(294만톤)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국내 설비증설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기업인 타이탄 케미칼을 인수한 영향이 컸다. 호남석유화학은 추가 증설과 인수합병으로 생산능력을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 아시아 시장 눈독 들이다

호남석유화학의 비전 달성은 아시아 시장을 기반 삼아 이뤄질 전망이다. 생산설비 확장계획이 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롯데는 2015년까지 이 지역에 230만톤 가량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증설·신설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반텐주 메락항구 인근 석유화학단지에 플랜트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규모는 최대 50억달러. 투자규모를 감안할 때 최소 10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플랜트 공사기간이 보통 4년임을 감안할 때 올해 건설에 들어가면 준공은 201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말레이시아 내 타이탄 설비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신 회장은 화학 사업에 대해 최근 "신규 투자지역인 말레이시아 사업장 확대 등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증설을 통해 타이탄의 생산능력(에틸렌 기준)을 기존 75만톤에서 100만톤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선 가스전을 기반으로 하는 석유화학설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인수한 파키스탄 LPTA도 기존보다 75만~100만톤 가량 증설할 방침이다.

아시아 시장에 대거 투자를 하는 이유는 화학제품 수요가 급팽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솔로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석유화학제품 수요 탄성치는 1.24를 기록했다. GDP가 1% 증가하면 유화 제품 수요는 1.24% 늘어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에틸렌 수요가 100만톤이지만 자체 생산능력은 59만톤에 그치고 있다. 케이피케미칼이 PTA 설비 증설을 꾀하는 파키스탄도 시장여건이 밝다. 파키스탄과 인도의 PTA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PTA는 신흥국 소비가 많은 폴리에스테르의 원료다. 인접한 신흥 국가에 수출하기도 용이하다.

◇ 업종불문 정유사업 진출도 호시탐탐

호남석유화학은 비전달성을 위해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부문에 할당된 2018년 매출목표가 40조원인데 기존 사업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석유화학 관련 업종인 정유업 진출과 신소재 사업에 대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석유화학 부문은 화학사업의 하위공정(Downstream)인 정유업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인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던 롯데는 지난해 SK와 인천정유공장에 합작투자를 검토했다. 케이피케미칼이 생산하는 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는 원유 정제를 거쳐 산출된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받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금의 이견차로 협상은 무산됐다. 롯데 계열사인 케이피케미칼이 합작투자금으로 5000억원대를 염두에 둔 데 반해 SK측은 최소 1조원대의 현금출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다양한 신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의 ZBB에너지와 향후 합작사를 설립해 화학전지 사업을 키우겠다는 각오다. 탄소사업 진출도 모색 중이다. 섬유복합재 생산회사인 삼박엘에프티와 탄소복합재 전문기업인 데크항공을 잇따라 인수하며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롯데 석유화학 사업은 매출 40조원의 비전 달성을 위해 천연자원·에너지·바이오·제약을 비롯한 신규사업을 추진하며 관련 사업에 대한 합작투자, M&A, 증설투자 등의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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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석유화학 여수 1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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