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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였나‥흥행 비상 ING생명 딜 복병‥가격 변수도 문제

배장호 기자공개 2012-02-03 11:17:03

이 기사는 2012년 02월 03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고펀드의 동양생명보험 매각 입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입찰 절차 초반 낙관적인 듯 보였던 분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보고펀드는 최근 예비입찰을 통과한 대한생명과 미국 푸르덴셜 그룹 두 곳을 동양생명 실사에 초청했다. 캐나다 메뉴라이프, 이탈리아 제너럴리, 미국 에이스생명, 아시아 최대 보험사 AIA그룹 등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나머지 후보들은 제외됐다.

그런데 이들이 제외된 이유가 실은 자발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었다. 구속력 없는 예비입찰 임에도 불구 입찰 참여 자체를 포기했던 것. 실사에 초청된 두 곳은 심사에 의해 추려진 것이 아니라 실제론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이 이들 두 곳 뿐이었기 때문이었던 셈이다.

경쟁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각측이 초반에 제시했던 매각 기대값 주당 2만5000원을 고수하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주당 2만원만 넘어도 괜찮은 가격"이라 평하고 있다.

예비 입찰을 포기한 후보 측 관계자는 "보고펀드가 요구하는 가격이 현 주가의 두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다소 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ING 아시아 보험사업 매각‥ 돌발 변수

ING 그룹이 아시아 보험사업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매각 쪽으로 방향을 선회키로 한 결정은 확실히 동양생명 매각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 결정이 대외에 알려진 직후만 해도 동양생명 매각 측은 ING 인수에 드는 비용 규모가 7조~8조원에 달해, 한국 법인만 따로 분리해 팔지 않는 이상 국내 금융회사들이 쉽게 인수전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ING 그룹이 ING생명 한국 법인만 따로 분리해 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아시아 보험사업 매각 결정은 ING에 공적 자금을 투입했던 네덜란드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정부가 매각 시한을 내년 초로 못박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NG 그룹 경영진들로서는 매각 금액의 크기보다 시한 내에 딜을 완료시키는 데 더 신경 써야 할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의 대응은 보고펀드 등 동양생명 매각 측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KB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대한 관심을 공개 표명한 것을 비롯, 우리금융, 신한지주 등 국내 금융그룹들이 ING생명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도 인수전 참여를 심각하게 검토 중에 있다. 심지어 동양생명 인수전에 참여 중인 대한생명 조차 ING생명 인수 자문사 선정 작업에 돌입하는 등 ING생명 인수에 대한 국내 금융사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더 뜨거워져 있다.

그렇다고 국내 금융그룹이나 대형 보험사들이 ING생명 아시아 사업 전체를 단독으로 인수할 정도의 여력이 있지는 않다. IB업계는 아시아 최대 보험사인 AIA그룹 조차 단독 인수 여력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ING생명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인수 후보들 사이에 단독 인수의 대안으로 클럽 딜에 대한 논의가 표면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ING생명의 한국 부문만 인수하기를 원하는 국내 금융그룹들과 기타 아시아 부문 인수에 관심이 더 많은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여타 해외 투자자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한 후 사업부문을 나눠가져 가는 아이디어가 점차 힘을 얻어가는 형국이다.

◇ 동양생명 딜 무산 가능성 대두?

ING생명이란 뜨거운 매물의 등장으로 딜 흥행에 비상이 걸린 동양생명 대주주들이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정도의 상황으로 보긴 아직 어렵다. 비록 예비입찰에 두 곳만 참여했지만, 두 곳 모두 인수 의지가 약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생명의 경우 이미 본입찰 베팅 수준을 정해놓고 외국계 은행 등 몇 곳과 3000억원 정도 규모의 인수금융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생명이 ING생명 인수 자문사 선정 작업에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클럽 딜 형식을 통해 ING생명 한국법인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 지역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매각 측의 기대치다. 매각 주체인 보고펀드는 주당 2만5000원을 매각 적정가격으로 이미 제시한 바 있지만, 이 가격을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예상이다.

보고펀드의 경우 가격 협상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응을 할 여지도 있긴 하다. 보고펀드의 가장 최근 엑시트 딜인 노비타 매각 딜의 경우 매각 초기 매각 적정금액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지만, 이보다 못미치는 가격에 딜을 성사시켰었다.

그러나 이번 딜의 경우 또다른 매각 주체인 동양그룹이 가격 협상에 어떤 입장을 취할 지에 따라 딜 성사 확률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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