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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태양광 접고 실적 '훨훨'..약일까 독일까 단기 결단력에 1분기 영업익 두배 급증..미래 먹거리 사업은 사라져

문병선 기자공개 2012-05-15 10:59:32

이 기사는 2012년 05월 15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지난해말 태양광 관련 손실을 미리 떨어낸 덕에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단기적 실적 개선이 그룹에 약이 될 지, 독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실화된 신규사업을 과감하게 떨어낸 결단력은 단기실적에 도움을 줬지만 장기적으로 새로운 미래 사업 아이템을 찾아 나서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C는 올해 1분기에 7687억원의 매출액(연결 기준)과 5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0.56%, 11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272억원에 불과했는데 그 이유는 폴리실리콘 사업 적자 때문이었고 이 사업을 지난해말 모두 손상차손으로 회계처리한 덕에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나아진 것이다.

올해 전체로도 이런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개선의 직접 배경은 2011년말에 사업을 정리한 폴리실리콘 관련 감가상각비(연간 700억원) 절감 효과(분기당 175억원)와 도료 부문 수익 기여 확대 때문"이라며 "2분기에도 폴리실리콘 사업 포기 관련 감가상각비 절감효과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리실리콘' 사업 하나를 접었는데 이렇게 실적이 개선됐던 이유는 그만큼 KCC가 이 사업에 상당 자금을 투자하고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KCC는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실리콘 사업에 뛰어들었고 지난해까지 유기 실리콘과 무기 실리콘을 더해 1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중 폴리실리콘 사업에는 2008년부터 투자를 진행해 약 6000억원 가까운 돈을 투입했다.

이 결과 실리콘 관련 자산은 조단위로 불어났고 KCC 실적에서 무시하지 못할 변수가 됐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성과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폴리실리콘 사업 성과가 포함돼 있는 '기타사업'에서 19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연간 영업이익은 이 여파로 1431억원에 머물렀다. 그 직전해 이익(2519억원)에 비하면 크게 악화된 것이다. 만일 폴리실리콘 사업을 고집스럽게 안고 갔더라면 올해도 벌어들이는 돈보다 지출하고 상각해야 하는 돈이 더 많이 발생하는 악순환이었다.

KCC는 이 때문인지 지난해말 폴리실리콘 관련 자산을 대거 '손상차손'으로 회계처리했다. 규모는 3237억원이다. 이 덕에 올해에는 폴리실리콘 관련 영업손실이 분기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됐다. 기존의 핵심 사업(도료 및 건자재)만으로 실적 수치가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보가 과연 그룹 미래에 긍정적 영향만을 줄 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여전히 다수의 기업은 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사업에 집중 투자를 하면서 KCC와 대조적 행보를 보인다. 웅진그룹과 한화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 보면 KCC는 경쟁을 미리 피한 것이지 결단을 내린 게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문제는 사실 딜레마"라며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다수의 업체가 치킨게임에 들어갔는데, 이 위기를 벗어나면 급성장할 수도 있는 반면 위기에 매몰돼 하위 업체로 처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KCC는 내부적으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손실 처리한 폴리실리콘 관련 설비를 매각할 지, 아니면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재가동할 지 등에 대해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만일 매각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단기적으로 약 3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유동성은 지금보다 더 풍부해진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이외의 다른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아나서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내부 의사결정이 매우 더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KCC 내부에서도 여러 신규사업 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다른 그룹보다 한 발 늦었다는 지적도 내부적으로 제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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