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웅진코웨이 숏리스트에 '교원' 배제된 사연 홍준기 대표 등 임직원 강력 반대..."실사 조차 허용 못해"

민경문 기자공개 2012-05-30 13:21:22

이 기사는 2012년 05월 30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금 회장이 교원그룹을 탈락시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교원그룹은 웅진코웨이가 매물로 나오면서부터 유력한 인수 후보로 주목을 받아왔다. 같은 생활가전 렌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역시 입찰 업체 중 가장 월등했다. 무엇보다 2류 이미지를 접고 단번에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동종업계 중견그룹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롯데, GS 등이 '대기업으로서 중소기업 업종까지 나서야 하겠느냐'는 비판을 듣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교원을 '다크호스'로 꼽은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의 인수 자문 경쟁도 치열했다.

1조원이 넘는 인수 자금이 부담되긴 했지만 사모투자펀드(PEF)를 파트너로 전격 합류시키기도 했다. 상장사 지분을 30%넘게 매입하는데 따르는 리스크는 KTB PE를 통해 상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간 신규 투자에 보수적인 면모를 보여왔던 장평순 회장으로선 '풀 베팅'을 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교원이지만 결과는 숏리스트(short-list) 탈락이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써내 탈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이제 막 인수의향서(LOI) 단계를 거친 만큼 제시 가격에 구속력은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상식으로 본다면 웅진 측에서 적어도 본입찰까지 끌고 갔어야 정상이었다. 가장 진정성을 보였던 교원인만큼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카드였기 때문이다. 교원 입장에서도 숏리스트 탈락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측의 이 같은 의사결정에는 홍준기 사장을 비롯한 웅진코웨이 임직원들의 반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 웅진그룹을 벤치마킹하는 데 급급했던 업계 3위 교원에 1위 회사를 넘길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1만3000여명에 이르는 방문판매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 우려도 있었던 만큼 내부 동요도 적지 않았다.

삼성 출신으로서 지금의 웅진코웨이를 만들어낸 주역인 홍 사장이 직접 윤 회장에게 교원의 숏리스트 탈락을 건의했다고 한다. 2006년 취임 당시 65억원에 불과하던 해외매출을 지난해 557억원까지 끌어올릴 정도로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 왔던 그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경쟁사에게 실사정보조차 내보이고 싶지 않았던 셈이다.

극동건설, 서울저축은행 등 무리한 확장으로 위기를 자초해 그룹 내 핵심 회사(웅진코웨이)를 내놔야 했던 윤 회장으로선 이 같은 임직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근로자 대표단은 매각 성공을 위해 임금동결을 제안할 정도로 로열티를 보였던 상황. 윤 회장으로선 매각가 하락은 감수해야겠지만 굳이 교원을 끼워 넣어 이들의 반감을 사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교원 장평순 회장에 대한 개인적인 반감으로 숏리스트 탈락을 지시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PEF업계 관계자는 "처음 LOI를 제출할 때부터 장 회장이 윤 회장에 웅진코웨이 인수 의사를 직접 밝혔고 윤 회장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며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두 사람이 갈등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