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대출↓채권↑…손보 수익률 4%대 추락 채권 비중 높은데 금리 하락…"대안 투자 경험 쌓아야"
이승우 기자공개 2012-06-05 15:49:17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5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가격 하락·채권금리 하락·가계대출 규제'국내 보험회사가 자산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투자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로 대안도 마땅치 않다. SOC 투자를 늘리고, 직접매매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더 높아진 채권 비중…반갑지 않은 금리 하락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2011년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2월말) 국내 생보사의 투자 자산 중 채권(국공채+회사채+금융채) 비중은 54%에 달한다. 특히 국공채 비중이 크게 늘었다. 금융위기 여파와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RBC) 도입으로 인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의 결과로 해석된다. 만기가 긴 보험 상품의 특성상 듀레이션이 길고 안정적인 국채 투자가 자산운용의 바탕으로 깔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손해보험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손보사의 투자 자산중 채권 비중은 31.68%. 주식비중은 5% 아래로 떨어졌고 부동산 비중(5.07%)도 지속적인 하락세다.
자산 포트폴리오상 채권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금리하락은 치명타다. 기존 채권 가격은 상승하지만 반길 일이 아니다. 앞으로 투자할 채권 가격이 너무 올라 신규 매수하기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
회사채 투자 제한을 풀어 수익률을 높이려 했지만 이 역시도 만만치 않다. 최근 신용등급 A로 투자 등급을 낮췄지만, 조선과 건설 등 일부 업종의 산업 리스크가 커졌고 그 외 업종의 금리 하락과 스프레드 축소도 심해지고 있다. 리스크 회피가 심한 일부 보험사의 경우 여전히 AA 등급 위주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보험회사의 안전자산 선호는 결과적으로 해당 안전자산의 가격을 높여 투자할 매력을 상실하게 하는 악순환 고리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수익률 하락에다 투자 자산의 부실화가 진행 중이다. 어떤 자산도 수익률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생보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5.43%다. 지난해 3월 이후 고꾸라지는 모습이다. 손보사의 경우 추락속도가 더 가파르다.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소폭 회복되나 싶었던 수익률은 4%대로 추락했다.
|
◇ 탈출구 없나…"경험 쌓아 실력 키워야"
지난 수년간 채권의 대안으로 대출이 각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가계 부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투자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익형 부동산 등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SOC 투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OC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장기 안정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 한국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성 기관의 보증을 받으면 리스크가 현저히 떨어진다. 초기 참여시 수익률이 높지는 않겠지만,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 딜 참여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 익 보험연구원 박사는 "국채에 치중된 보험회사의 자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방법은 없다"면서 "국채에 버금가는 안정성을 가질 수 있는 SOC 자산에 투자하면서 경험을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BC에서 국채 외의 투자 자산에 대한 위험 계수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채권 적용 신용위험 계수에서 국채와 약관대출은 0%지만, 신용대출과 주식담보대출은 0.8~1.4%, 주식은 12%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연기금의 투자는 암묵적으로 국가라는 안전망이 있다"면서 "보험회사는 예보를 통한 기본적인 보장 외에는 그렇지 않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채권 비중이 높은 상황을 유지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자본 이득(Capital Gain) 외에 채권 거래, 즉 딜링(dealing)을 통한 수익 창출 기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표수익률이 4.5%이고, 채권 수익률이 4.1%라면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수익창출을 딜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채권 자산 중 매도가능증권이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보험사는 장기 채권을 보유한 상태로 만기까지는 가는 게 대체적인 전략인데 이는 안일한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해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게 금융회사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