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산업은행 딤섬본드 실험, 대성공 3년만기 10억위안 3.3%에 발행…위안화조달 시험 차원

서세미 기자/ 한희연 기자공개 2012-06-14 19:00:10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4일 19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최초로 공모 발행한 딤섬본드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향후 지속적인 발행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한 일종의 실험이었지만 투자수요가 많아 발행 규모를 예정했던 5억 위안에서 10억 위안으로 늘렸다.

금리도 중국정책금융공사 수준인 3.3%로 결정됐다. 만기는 3년이다. 중국계 기관들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딤섬본드 공모시장에서 한국계 금융기관의 희소성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산업은행이 생소한 딤섬본드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조달 다변화와 위안화 조달 테스팅이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유럽에서 아시아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제력에 비해 통화 유통량이 적어 성장 잠재력이 큰 딤섬 시장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게다가 최근 역외 위안화(CNH) 대출에 대한 기업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산업은행 내부적으로 CNH자금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 중국 정책기관과 유사한 조달금리로 발행 성공…반나절만에 '속전속결'로 북빌딩 완료

산업은행이 딤섬본드 시장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부터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조달 다변화 필요성이 커진 탓도 있지만 위안화 대출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수요는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달러-역외 위안화 금융서비스 시장이 활발하지 않아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았다. 다행히 올해부터 유동성이 급속도로 향상되면서 1억 달러 이상의 회사채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 등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면서 발행 시기를 결정하기 어려웠다. 지난 5월 산업은행은 싱가포르, 홍콩에서 넌딜 로드쇼(NDR)를 진행했다. 의외로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홍콩·중국계 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딤섬시장에서 한국계 기관의 등장에 투자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발행 시기를 살폈다. 지난 11일에는 중국수출입은행이 5년물을 3.35%에 발행했다. 통상적인 조달금리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 연이은 하락세를 기록하던 미국장이 추가 부양책 기대에 급반등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13일 오전 소프트 사운딩(soft sounding)에 나섰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자, 오후 3시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3시간만에 원래 목표였던 5억 위안 벤치마크 사이즈를 넘어선 7억 위안의 수요가 모였다. 예상보다 좋은 투자자들의 반응에 증액을 결정, 최종 발행금액은 10억 위안으로 늘렸다. 주문은 10억 위안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들어왔다. 최종 발행금리는 3.3%으로 결정됐다. 이니셜 가이던스였던 '3.3% area'에서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3일 오후 3시부터 프라이싱 시작해 당일 밤 북빌딩을 마감, 속전속결로 발행을 마무리했다"며 "금융기관 최초의 공모 딤섬이라는 점에서 뜻 깊은 딜"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정책금융 당국과 비슷한 금리 수준에서 발행 성공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중국수출입은행과 중국개발은행의 3년물이 통상적으로 3%~3.1%, 3.3% 수준에서 발행된다. 달러스왑 후 금리 기준으로 비교해 봤을 때도 딤섬본드 발행금리는 3년 만기 달러채권 유통 금리보다 15bp 정도 낮다.

투자자는 중국계 기관보다 다양하게 들어왔다. 90%이상이 아시아 투자자인 중국계 기관에 비해 산업은행의 딤섬본드는 아시아 투자자가 62%, 유럽·중동이 38%다. 투자자 유형은 자산운용사 55%, 보험사 20%, 은행 18%, Private Bank 8%비율이다.


clip20120614173622

◇ 국내 위안화 대출 수요 증가로 딤섬본드 발행 필요성 ↑

산산업은행은 딤섬본드에 나선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해석된다. 조달다변화와 위안화 조달 테스팅이다.

역외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도 다른 통화 채권과 마찬가지로 달러 대비 조달처을 다변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돈이 아시아 지역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딤섬시장이 주목할 만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통화에 대한 조달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 필요했고 역외위안화 시장도 그 중 하나였다.

게다가 최근 역외 위안화 대출을 요청하는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역외 위안화로 자금조달이 가능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생겼다. 최근에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4~5개 대기업에서도 대출 문의를 해오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은 역외위안화(CNH)를 역내로 들여오거나 중국 안에서 역내위안화(CNY)를 조달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안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시설·운영자금이 많이 필요한 국내 기업들의 대부분은 역외에서 조달한 위안화를 중국 시장 안으로 가지고 가는 형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딤섬본드 시장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발행물은 달러로 스왑했지만 앞으로는 기업대출 수요는 달러스왑 절차 없이 위안화 대출과 조달 매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딤섬본드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딜"이라며 "비 홍콩·중국계 기관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발행한 딤섬 본드인데다 국내에서도 금융기관 최초라는 점에서 특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clip20120614173240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