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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브랜드의 한계…막판 반전카드 있나 [인수후보 분석④ 케이더인베스트]펀드조성 불투명···독자 입찰로는 경쟁력 떨어져

민경문 기자공개 2012-08-21 09:56:43

[편집자주]

대우일렉트로닉스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 입찰이 오는 21일 마감된다. 채권단은 2002년 이후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이번까지 5번째 경영권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계속된 실패로 얼룩졌던 지난 사례와 달리 이번 인수전에는 국내외 대기업이 다수 참여하고 재무적 투자자들까지 가세해 흥행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평이 나온다. 4곳의 인수 후보군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2년 08월 21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케이더인베스트(ktheinvest)는 줄곧 '이기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왔다. 삼성전자 부회장 출신으로 ‘애니콜'을 통해 삼성의 휴대폰 신화를 일군 주인공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부회장 개인적으로도 삼성전자 퇴직 이후 눈에 띌 만한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딜은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앞서 연세대에서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을 역임했으나 올해 4월 개인 사업을 해보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임했던 그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코스닥업체 KJ프리텍 지분 투자(41억 원) 및 올해 모바일솔루션업체 인스프리트 유상증자(10억 원)에 참여하면서 비록 수익은 거두지 못했지만 일정 부분 투자 경험을 쌓기도 했다. 이 같은 그를 대우일렉 인수전에 끌어들인 인물이 다름 아닌 김한수 케이더인베스트 대표다.

김 대표는 지난해 대우증권 M&A담당 상무로 재직 시절 대우일렉 인수전에서 이란계 가전업체인 엔텍합 인더스트리얼 그룹(Entekhab Industrial Group)을 대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이끌었지만 막판 자금 조달에 발목이 잡히며 거래를 접어야 했다.

아쉬움이 남았던 만큼 올해 재개된 대우일렉 인수전에서 그가 도전장을 다시 내밀 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엔텍합이라는 전략적 투자자(SI) 없이 홀로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해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전 부회장은 그에게 '삼성'이라는 후광 효과를 가져다 줄 카드로서 활용 가능했다.

문제는 당초 목표한 펀딩이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더인베스트는 말 그대로 특수목적회사(SPC)일 뿐 실제 펀드 조성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 대표가 국내 대형 유한책임투자자(LP)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젠테이션(PT)에 이 전 회장을 직접 대동하기도 했지만 생각만큼 어필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LP관계자는 "이기태 씨가 현역 삼성전자 CEO가 아닌 데다 PEF운용 경험도 없는 만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케이더인베스트가 아직 트렉레코드 하나 없는 펀드라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웅진코웨이 인수), 어피니티-IMM 컨소시엄(교보생명 지분 24%인수) 등 이미 딜을 성사시킨 PE들에 대한 인수금융 기회가 충분하다는 점도 케이더인베스트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이 전 부회장은 이번 딜에 성공하더라도 대우일렉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케이더인베스트에 사실상 이름만 빌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케이더인베스트라는 사명 역시 이 전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케이더파워의 앞부분을 따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케이더인베스트 측은 보쉬지멘스가 중도 이탈하면서 남은 일렉트로룩스와 삼라마이더스(SM)그룹 정도라면 충분히 붙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외국계인 일렉트로룩스의 경우 단순히 대우일렉을 생산거점으로만 활용하려는 전략이 임직원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았다. SM그룹 역시 TK케미칼(옛 동국무역) 외에 마땅히 수익을 내는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가격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 있던 동부그룹이 대우일렉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기태 펀드'의 인수 의지는 상당 부분 꺾인 상태다. 비록 산업은행과의 재무 개선 약정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3000억 내외로 평가되는 인수자금은 동부그룹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협상이 진행중인 큐캐피탈-IBK캐피탈 펀드와의 컨소시엄이 성사될 경우 자금 부담을 낮춰 경쟁력은 배가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케이더인베스트가 엔텍합과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SI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케이더인베스트 측은 앞서 유럽계 PEF와 파트너 구성을 계획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PEF 관계자는 "지금 상태로는 케이더인베스트가 본입찰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선 경쟁 후보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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