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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과 코메르츠, 10년만의 재회 외환은행 글로벌본드 주관단 선정…한국물 첫 경험

이승우 기자공개 2012-09-13 16:22:06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3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환위기의 한복판이던 98년 5월, 국내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낭보가 날아든다. 세계 30위의 우량은행인 코메르츠가 외환은행에 3500억 원(2억5000만 달러)의 자본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는 일본계, 미국계, 유럽계 은행 대부분이 한국 시장에서 대부분 철수하던 시점이었고, 대기업 대출의 엄청난 부실로 금융감독위원회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살생부를 작성하고 있을 때였다.

한국경제와 한국의 금융이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여 있던 그 때 외환은행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던 코메르츠은행은 "한국 경제를 믿는다"며 흔쾌히 구세주로 나섰다. 코메르츠는 그해 7월 1차 3500억 원에 이어 총 3차에 걸친 증자로 2000년까지 총 1조 원에 가까운 자본을 외환은행에 투입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부실은 이 정도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감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끝까지 약속을 지켰던 코메르츠도 결국 두손을 들고 말았다. 외환은행 지원을 결정했던 콜 하우센 행장과 레머 전무는 회사에서 쫓겨났다. 이후 표류하던 외환은행은 헐값에 론스타펀드에 넘어가게 된다.

그로부터 거의 10년이 지난 2012년, 코메르츠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지난 2008년 9월 경쟁업체인 드레스너방크를 인수했지만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자 어려움에 빠졌다. 결국 독일 정부로부터 1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까지 했다. 이후 매물로 나와 국내 금융회사에도 손을 벌리기도 했다.

이번에 외환은행이 초라해진 코메르츠를 도울 기회. 외환은행은 이달말 또는 내달초 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계획인데 주관단에 코메르츠를 끼웠다. 그동안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던 코메르츠가 먼저 도움을 요청해 오면서 성사됐다.

외환은행가 선정한 주관단은 스탠다드차터드증권과 바클레이즈, KEB아시아 그리고 코메르츠다. SC와 바클레이즈는 그동안 KP 주선에 대한 레코드가 상당하다. 그러나 코메르츠는 한국물 주선이 처음이다. 현실적으로 외환은행이 아니면 주관단에 선정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코메르츠는 홍콩 DCM(Debt Capital Markets)팀에 싱가포르와 독일에서 한명씩을 데려와 한국채권 담당 팀을 지난해 2월 신설,꾸준히 준비를 해왔다. 회사채 뿐 아니라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의 크레딧라인(Credit-Line) 또는 론(Loan) 형태의 자금 지원을 꾸준히 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한국물 시장에서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같은 노력을 외환은행이 알아준 것이다 외환은행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또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고 한다. 어려웠을 때 끝까지 도와준 은인이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그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고 있는 코메르츠를 반대로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코메르츠가 한국물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요청이 들어왔는데 거절하는 것은 도의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근 10년만의 관계 회복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메르츠가 아직 KP시장에서는 초보자인데 이번 딜의만기와 규모가 작기도 하고 글로벌본드보다 절차가 간단한 유로본드(RegS)라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코메르츠는 외환은행에 론과 신용 공여 형태의 자금 지원을 계속해왔다. 지난 2000년에는 PB사업을 통해 둘간의 제휴도 추진했었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사실상 관계가 단절됐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재회를 한 셈이다.

외환은행 딜을 계기로 코메르츠는 KP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강석 코메르츠 한국사무소장은 "국내 금융회사에 대한 기여도에 비해 IB 업무에서의 참여도는 다소 낮은 게 사실"이라며 "향후 본드를 포함한 한국 DCM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메르츠는 현재 국내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3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외환은행 출신의 최강석 씨가 소장을 맡고 있다. 향후 여건이 무르익게 되면 현지법인으로 전환도 검토할 것이라고 최 소장은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이 외화채권을 발행하려는 것은 수출기업 수출환어음매입(Nego) 펀드 조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펀드를 통해 주채무계열 기업을 제외한 기업에 환가료를 크게 낮춰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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