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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철저한 응징..현대그룹 도운 IB 'OUT' 동양·현대·대신 등 주관사 후보 배제..삼성 탈락도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2-09-20 17:25:10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0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로템의 상장 주관사 후보군 선정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상대편이었던 현대그룹을 도운 증권사들은 단 한 곳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철저한 신상필벌(信賞必罰) 원칙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국내외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현대로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현대차의 선택을 받은 증권사는 단 10 여곳에 불과했다. 국내사로는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가 후보군에 포함됐다. Bof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치증권, UBS가 외국계 증권사 후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이번 현대로템 상장 주관사 후보 리스트에 현대건설 인수전 때 현대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했던 증권사들이 모두 배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권사가 바로 동양증권과 대신증권이다.

동양증권은 현대건설 인수합병(M&A) 입찰이 진행되던 2010년 당시 현대그룹의 전속 IB를 자처했다. 현대그룹이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했던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M+W가 중도에 빠지면서 자금조달 계획에 비상이 걸렸을 때 동양증권은 무려 7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현대건설 인수자금 조달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현대상선(3264억원)과 현대엘리베이터(2909억원) 유상증자 거래의 대표 주관 업무를 도맡으며 현대그룹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갔다. 내년 상장 예정인 현대로지엠 IPO 주관사까지 거머쥐었다.

대신증권 역시 현대그룹의 우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동양증권과 공동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유증 대표 주관을 맡았고, 현대상선 증자 때는 실권주 230만주(737억원)를 직접 인수하기도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두 오너가 개인적으로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현대그룹 계열사 유상증자 인수단으로 참여했던 동부증권, 리딩투자증권, 부국증권, 솔로몬투자증권(현 아이엠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에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현대그룹 측과 현대건설 인수자금 조달 관련 거래를 했던 IB들은 모두 예선전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셈이다.

현대차와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을 두고 막판까지 이전투구를 방불케하는 설전과 법적공방을 벌였다. 결국 극한의 대립과 반목으로 인해 쌓인 앙금이 이번 현대로템 주관사 선정 과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재계 라이벌인 삼성그룹의 계열 증권사 삼성증권이 RFP를 받지 못한 점도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KDB금융지주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 업무를 따내는 등 빅딜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경쟁 그룹 계열사 거래에서는 철저히 배제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현대건설 M&A 당시 경쟁사을 위해 일했던 IB들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 자체가 용납되지 않을 수 있다"며 "현대그룹을 도왔던 동양증권과 대신증권 역시 현대로템 RFP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아예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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