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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날까 내년 5월 펀드 만기 탓에 증시 침체 불구 상장 추진

한형주 기자공개 2012-09-21 12:18:33

이 기사는 2012년 09월 21일 12: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은 지난 1999년 7월 설립된 '한국철도차량(이하 한국철차)'이 전신이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구조조정 7대 업종 중 첫번째로 현대정공(현대모비스), 대우중공업(대우종합기계), 한진중공업의 철도 부문을 통합해 출범했다.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대상 1호였던 한국철차는 1999~2000년 잇단 적자로 누적 손실액이 1000억 원대에 달하는 부실덩어리였다.

그러다 이듬해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구원군을 만나게 된다. 2001년 10월 현대자동차는 대우중공업이 보유 중이던 한국철차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편입시킨다. 이후 한국철차는 2002년 현대모비스의 방산·플랜트 사업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현재의 '로템(Rotem)'으로 변경, 재기를 노린다.

Rotem은 철도 사업을 뜻하는 'railroading',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 체계라는 뜻의 'system'을 합성해 만든 이름이다. 이 때부터 주력 사업인 철도 부문 외에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중기 부문, 제철설비 등 플랜트 부문의 사업도 맡게 됐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매출 비중은 철도 60%, 플랜트 30%, 방산 13%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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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템은 현대차그룹에 속한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달성, 기사회생에 성공하는 듯하지만 △KTX 사업 일단락 후 신규 수주 지연 △대우종합기계 방산 부문 인수 실패 등 악재로 2004년 들어 다시금 위기를 맞는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00억 원 규모의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의왕공장 폐쇄, 관리직 대폭 축소 등의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대응하게 된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잇단 해외 철도차량 수주로 2005년 흑자로 전환하면서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는 듯했으나 350%에 달하는 부채비율은 심각한 경영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빠른 정상화를 위해선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한 차입금 상환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 무렵 인연을 맺게 된 곳이 바로 모간스탠리 프라이빗 에퀴티(PE)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쌍용 등 활발한 투자 실적을 올리며 국내에서 발을 넓히고 있던 모간스탠리 PE에 SOS를 쳤다. 이를 통해 현대차와 현대로템, 모간스탠리 PE 간에 3각 자본제휴가 이뤄지게 된다.

모간스탠리 PE는 계열 펀드인 MSPE 메트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대로템이 2006년 10월30일 실시한 100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동시에 같은날 현대자동차 지분 일부와 한진중공업 지분 전량을 취득하며 현대차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선다.

유증 당시 배정된 529만여 주를 주당 8000원, 총 423억 원에 취득하는 동시에 현대차 보유 지분 1065만여 주와 2대주주였던 한진중공업 지분 1113만여 주를 모두 매입했다. 모간스탠리 PE가 당시 현대로템 주식 2708만여 주(42.36%)를 인수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주당 7527원으로 모두 203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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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존립기한이 2011년 5월까지였기 때문에 모간스탠리 PE 측은 현대차그룹과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5년 뒤 로템 기업공개(IPO)를 엑시트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상장 시기는 한참 미뤄지게 된다. 특히 2010년 이후 국내 증시가 침체기에 빠지자 만기를 2년 뒤인 2013년 5월로 연장하게 된다. 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IPO를 진행하는 배경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간스탠리 PE가 로템 상장을 통해 얼마만큼 구주 매출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다만 보유 지분 전량을 한 번에 내다팔진 않을 것이란 게 IB 업계 관측이다. IPO를 통해 보유 지분 30% 정도를 털어내고, 나머지 물량은 상장 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로템 입장에서도 고속철 품질 혁신을 위해 2015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내부 자금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신주 모집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당장 돈이 급해 상장을 서두를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 IPO는 어디까지나 펀드와의 약속 이행을 위한 구주 매출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 곳곳에 모간 PE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로템의 매출액은 2006년 1조5642억 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조77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펀드 만기로 인해 시장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IPO에 나서는 모간스탠리가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IB 업계에선 모간 PE가 이번 IPO를 통해 50% 가량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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