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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KB…반전 카드 없나 사외이사 이어 감독당국도 견제..이달 이사회 안건 미포함

이승우 기자공개 2012-10-22 14:21:11

이 기사는 2012년 10월 22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보험 한국법인(이하 ING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KB금융지주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가격을 낮출 것을 주문하고 있는 사외 이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감독당국도 인수 적정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지주 안팎에서는 합병 이후 '시너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일부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한다. 가격을 조금 올려 신속히 인수를 마무리 지으려던 애초 계획과 달리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가격 여전히 높다..다음 기회 노려도 된다"

KB금융그룹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KB지주와 ING그룹간 ING생명 인수 협상 가격은 2조5000억 원이 조금 넘는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KB금융의 향후 발전 방향을 위한 소위원회'에서 사외이사들에게 보고했던 가격인 2조6000억 원대보다 조금 낮아졌다.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짓기 위해 가격을 높였던 것에서 후퇴, 당초 본입찰에서 제시한 가격 수준으로 다시 내려온 셈이다. 하지만 이 가격에 대해서도 여전히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차적으로 벽에 부딪힌 대상은 사외이사. 기본적으로 인수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가격이 너무 높으니 낮추는 추가 협상을 하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단독입찰인 상황에서 매도자의 상황이 더 급박한데 여유를 가질수록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일부 강경한 사외이사는 이번 입찰에서 아예 발을 빼 버리고 다음 기회를 노려 더 저렴하게 살 필요도 있다고 주장한다.

KB금융지주 한 사외이사는 "현재 ING생명의 기업가치가 2조5000억 원을 넘을 수 없다"며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외이사는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둘수록 가격은 더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굳이 이번 기회에 살 필요는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감독당국도 간접적으로 가격 문제를 거론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KB의 ING 인수를 잘 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국민은행 배당을 문제삼았고, 인수 적격 여부에 대한 사전 점검을 하는 방식으로 견제를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금감원은 KB금융지주에 ING생명 인수시 대규모 배당에 따른 국민은행의 건전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전점검 결과 초안(Draft)'를 전달했다. 추후 정밀 검사도 할 예정이다.

◇ 반전 카드 없나…협상 장기화 가능성

사외이사와 감독당국의 견제를 명료하게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은 가격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어윤대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들을 설득하는 동시에 실무진들이 가격 인하를 위한 추가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반전의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어 회장이 지난 주 일본에서 열린 IMF 총회에서 얀 호멘 ING그룹 회장과 전격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가격에 대한 논의는 아닐지라도 양자가 처한 상황에 대한 설명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ING 인수와 관련된 KB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인수 가격에 대한 조율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KB금융 측은 "IMF 총회에서 어 회장과 얀 호멘 회장이 만난 것은 맞지만 ING생명 인수 건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둘 간의 전격적인 가격 조율이 없었다면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단 정식 안건으로 ING생명 인수 건이 올라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 정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추가 협상에 대한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KB지주 한 관계자는 "ING생명 인수에 대한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 이달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올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사외 이사는 "정기 이사회 이전 ING생명 인수와 관련된 보고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내주 이사회에서나 이와 관련된 보고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B 경영진들이 가격 인하를 위해 추가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기 이사회에서 깜짝 결과를 가지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ING 측에서는 2조5000억 원 이하로 가격을 낮추는 협상에 대해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B지주 사외이사들은 2조4000억 원대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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