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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베이커리 사업 손 뗐지만… 신세계SVN '유상감자'로 수십억 매각익..신세계 빵집운영 부담도 '여전'

김장환 기자공개 2012-10-23 15:16:53

이 기사는 2012년 10월 23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신세계SVN 지분을 처분하면서 빵집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을 둘러싼 베이커리 사업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정 부사장의 지분은 빠졌지만 조선호텔의 최대주주 자리는 더욱 확고해졌기 때문이다.

23일 신세계SVN은 정유경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80만 주를 매입해 관련 지분만을 소각하는 방식의 '불균등 유상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24일 감자가 완료되면 신세계SVN의 주식수는 200만 주에서 120만 주, 자본금은 100억 원에서 60억 원까지 감소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애초 정 부사장의 신세계SVN 지분을 계열사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중에서도 현재 신세계SVN의 최대주주로 올라있던 조선호텔로 매각이 유력하게 논의됐다. 하지만 그룹사 중 한 곳으로 정 부사장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외부의 비판적 시선을 우려해 이를 포기했다. 대신 신세계SVN에서 정 부사장의 지분을 매입해 직접 소멸하는 방안을 택했다.

그러나 정 부사장의 신세계SVN 주식 소각은 사실상 조선호텔로 지분을 매각한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일단 정 부사장의 주식 소각을 통해 조선호텔의 지분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뿐만 아니라 유상소각을 선택하면서 정 부사장은 매각 대금을 고스란히 챙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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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신세계SVN의 최대주주인 조선호텔(90만 주, 지분율 45%)은 감자 단행 후 지분율이 75%까지 오르게 됐다. 만약 주식수를 줄이지 않고 정 부사장의 지분을 그대로 인수했다면 조선호텔은 지분 85%를 확보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조선호텔의 확고한 지배구도 구축에는 영향이 없다.

여기에 '유상감자'를 선택하면서 정 부사장은 손해를 본 것이 없다. 신세계SVN이 매입한 정 부사장의 주식 가격은 주당 7976원. 지난 2005년 신세계SVN 주식 취득가와 동일하다. 더군다나 지난 몇 년 간 정 부사장은 신세계SVN으로부터 십 수억 원 대의 배당금을 챙겼다.

결국 신세계그룹은 "계열사로 매각했을 경우 외부에서 비판적 시선을 우려해 감자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조선호텔로 지분을 매각한 것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 유상감자였고, 조선호텔의 지분율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방식을 택하면서 신세계그룹 자체는 베이커리 사업에 대한 비판적 시선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애매한 결과만 낳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정 부사장의 지분 정리를 토대로 그동안 신세계 내부에서 거론돼왔던 신세계SVN의 조선호텔로 흡수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예측도 있다. 외부 업체로 매각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는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SVN 자체가 2005년 조선호텔에서 베이커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곳이라는 점에서다. 업계관계자는 "정 부사장이 손을 뗐고, 또 대기업의 베이커리 사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신세계가 법인을 그대로 끌고 갈 이유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3일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에 신세계SVN의 부당지원 혐의로 40억6100만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정용진 회장의 판매수수료율 인하 지시 문건과 정 부사장의 배당금 문제가 지목돼 사회적인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신세계SVN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대기업의 소상인 영역 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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