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1월 30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 주식회사가 30일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매매 계약 체결을 강행하며 지난 12월 매각절차를 중지를 요청한 신세계의 가처분 소송을 인용한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를 시일내에 제재할 방법은 요원하는게 법조계의 입장이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신세계가 제기한 '부동산 매각절차 중단 및 속행금지 가처분' 사건을 인용한 바 있다. 수의계약 과정에서 '공공성과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법원의 판단하에 매각 절차는 전면 중단됐다. 법원이 수의계약으로 롯데쇼핑을 인수대상자로 선정하기까지의 문제는 없었으나 그 이후 절차는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판시해, 공공 목적물 매각은 합당한 이유 하에 매각 절차 역시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됐다.

그러나 한달여 뒤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주식회사(롯데쇼핑이 출자한 외국투자기업)는 가처분 인용 결과를 뒤집고 본계약을 강행했다. 양측은 기존에 문제가 된 조항이 삭제되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인천시와 롯데쇼핑이 맺은 투자약정의 '비용보전 조항'이 가장 문제가 됐다. 공공재산 감정가 이하 매각이 현행법 위반인 상황에서, 해당 조항으로 인해 인천시가 사실상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을 롯데쇼핑에 감정가격 이하로 매각했다는 주장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롯데는 가처분 판결 이후 기존의 투자약정을 철회하고 새로운 계약을 맺어 문제가 된 매매가격을 9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인용 판결의 채무자인 인천시가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었다는 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가처분 결정은 작위냐 부작위냐에 따라 집행 방법에 차이가 있다. 특히 부작위(하지 말 것을 명하는 경우)를 명하는 가처분의 경우 강제집행의 방법은 '고지'뿐이다. 법원이 '하지말라'고 채무자에게 알리는 것이 가처분 인용의 효력인 셈이다. 이외 다른 방법으로 사실상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작위의 경우보다 부작위의 경우 집행관이 제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공사를 예로 들어 공사를 속행하라고 정했을 경우 하지않을 경우 강제 집행을 통해 하도록 만들 수 있지만, 공사를 중단하라는 명령에는 실상 이를 고지받은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하지 않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강행했을 경우 최소한의 제재 방법은 남아있다. '공사' 처럼 명백한 유형물이 남는 경우 채무자가 이를 어기고 강행하면 대체 집행을 통해 이를 돌릴 수 있다. '계약'처럼 무형물일 경우 채권자가 '간접강제'를 신청해 원상 복귀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심문 과정을 통해 보전받게 된다. 하지만 상당한 시일을 필요로 한다.

즉 인천시와 롯데가 가처분 신청을 무시하고 강행한다고 해도 사실상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어, 채권자인 신세계가 간접강제를 신청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인천시와 롯데가 새롭게 맺은 본계약이 기존의 가처분 판결에 위배된다고 판시된다면 그 때가서 원상 복귀의 방법에 대해 논할 수 있어 사실상 시일내에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신세계 입장에선 현재 새롭게 맺은 '본계약'에 대해 속행 금지 가처분을 다시 제기하거나 본안 소송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측은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혀 인천종합터미널을 둘러싼 법적공방이 2라운드를 맞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