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1월 30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광역시와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인수 본계약을 강행 체결한 '롯데인천개발㈜(Lotte Incheon Development Co., Ltd)는 신세계와 인천광역시간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18일 설립된 회사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그리고 롯데건설 등 롯데그룹 계열사의 고위 임원이 이사 및 감사 등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 계열사가 지분을 출자한 것으로 현재까지는 파악된다.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의 복합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특수목적회사(SPC)' 성격의 회사다. 롯데그룹은 송도 지역 복합상업지구 개발을 위해 롯데자산개발·롯데쇼핑·롯데역사·롯데미도파 등 계열사들이 출자한 롯데송도쇼핑타운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는데, 이 회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최초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고 지난해 12월28일 10억원으로 자본금을 늘렸다. 롯데송도쇼핑타운 역시 최초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가 증자 과정을 거쳐 지금은 1011억원의 자본금을 갖춘 것을 보면, 롯데인천개발도 비슷한 증자 과정을 거쳐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점은 이 회사의 사업목적이다. 프로젝트 성격의 일시적 회사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사업목적으로 약 50여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설립등기에 따르면 롯데인천개발은 최초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등록했다가 지난 9일 이를 모두 변경했다. 그리고 '백화점사업·신용카드업·영화상영업·여행업·신재생에너지발전업·태양광발전업·주유소업·주차장업·화물자동차터미널사업·부동산개발및투자업' 등 무려 50여가지 사업목적을 새로 등록했다.

이는 현재 롯데인천개발이 인수키로 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위에 신세계백화점, 영화관, 터미널, 주유소 등의 사업체가 있어 사업장의 현실을 사업목적에 실제 반영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의 자본금 변경 일자 등을 기초로 사실 관계를 재구성해보면 롯데그룹은 애당초 법원의 판결을 따르려는 의지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26일 신세계가 인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인천종합터미널) 매각절차 중단 및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인천시가 롯데쇼핑에 인천터미널을 수의로 매각하지 말라는 판결이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 결정에 꿈쩍하지 않았다.

이틀 후인 28일 롯데인천개발의 자본금을 기존 5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는 변경 등기를 완료했다. 또 김현수 대표이사, 명노훈 이사, 석희철 이사, 이갑 감사 등 4인의 등기임원의 등기 절차도 28일 접수했다. 지난 9일에는 부동산 매매 거래 완료를 자신하는 듯 롯데인천개발의 사업목적 등기 변경까지 나섰다.

한편 김현수 대표는 롯데쇼핑에, 명노훈 이사는 호텔롯데에, 석희철 이사는 롯데건설에, 이갑 감사는 롯데쇼핑에 각각 재직 중이라는 점에서 이들 회사들이 현재 지분을 공동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종합터미널 인수를 위해서는 외국인투자기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외에 외국법인의 출자도 포함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어떤 업체가 출자에 참여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앞서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은 30일 오전 11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천지방법원의 매각절차 중지 판결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것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