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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인천개발, 인천터미널 '승자의 저주' 우려 연간수입으로 이자 감당못해, 명도 못받으면 2031년까지 이자만 1조

문병선 기자공개 2013-02-07 16:37:42

이 기사는 2013년 02월 07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인수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는 신세계 등으로부터 받는 임대료로 매년 220억여원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차입이자 비용(연간 약 511억원)은 수익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쟁사인 신세계의 상권을 접수해 얻을 수 있는 반사 이익이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면 롯데가 인천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7일 롯데그룹과 공정거래위원회,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인천개발의 재무 상황이 넉넉치 않아 청사진과 달리 투자가 원만하게 진행되기 벅차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롯데가 인수할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의 투자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수치만을 놓고 봤을때 고개가 갸우뚱해질 정도로 투자수익률이 낮다. 뚜렷한 수익원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고 신세계로부터 건물을 명도받지 못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최대 19년간 총 5529억여원의 손실까지도 예상된다.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손실은 투자원금(7035억원, 임차보증금 등 제외)을 상회할 수 있다.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위에서 나올 수익은 현재로선 한정돼 있지만 지불해야 할 비용은 거의 고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수치가 나온다.

수익은 △신세계 등 임차권자들로부터 받을 매년 180억여원 상당의 임대수입(2011년기준) △인천종합터미널이 앞으로 지불할 토지사용료 매년 약 53억여원(법정 지료 수준 약 5% 가정) 등이다. 재산세 등 세금을 빼면 연간 수입은 220억원대다. 반면 대주주(각 42.5%)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로부터 부지 인수를 위해 차입한 대여금(약 7400억원)의 연간 이자비용(이자율 6.9%)은 511억원에 달한다.

수입과 비용의 차액(291억원)만큼 매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의 '1번 전세권' 기한이 만료되는 2017년까지를 가정하면 5년간, 그리고 '2번 전세권'의 기한이 만료되는 2031년까지 손실을 가정하면 앞으로 19년간 같은 손실이 반복되는 구조다.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게다가 이 부지는 토지담보대출이나 유동화가 어려운 땅이다.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총 면적은 7만7815.8㎡다. 이중 신세계백화점이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인천터미널이 절반을 차지한다. 부지 위에 호텔 지을 땅도 없는 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선순위 권리가 있고 명도가 불확실해 대출이 거의 불가능해보인다"고 했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인천시가 토지유동화보다 매각을 하는 이유도 비슷한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광역시가 처음에는 이자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했으나 법원의 매각금지 판정이 나오자 계약 내용을 바꾸었고 그러면서 수익률은 더 낮아지게 됐다"며 "일반 상식이라면 투자를 거의 못하는 부지"라고 했다.

물론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우량 계열사가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로 버티고 있어 이런 우려는 기우일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도 "롯데의 능력을 보고 계약을 체결한 것이지 롯데인천개발을 보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인천개발의 부실화는 대주주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로 이전되고 실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롯데인천개발은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돼 있다. 부실화되더라도 롯데그룹 계열사와 합병이 어렵다. 롯데그룹 계열사가 롯데인천개발 대여금의 이자를 탕감해줄 경우엔 '배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여러모로 인천종합터미널 투자 구조는 규제와 대항력에 갇혀 있어 융통성을 발휘하기 애매한 형태라는 지적이다.

신세계는 이미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간 체결된 부지 매매 본계약의 이행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자칫 롯데가 발을 떼지 못하고 1조여원의 투자원금에 더해 추가로 1조여원의 이자비용과 기회비용을 날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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