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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생명, IPO 시기 임박..'좌고우면' 미래에셋생명과의 동반 상장 부담…연기하자니 고배당 우려

정준화 기자/ 안영훈 기자공개 2013-02-12 15:23:54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2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내 상장을 약속한 동부생명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상장한 생보사들이 여전히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인데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공언한 미래에셋생명과의 맞대결도 동부생명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여러 모로 연내 상장이 힘든 여건이지만 상장을 미루면 매년 지급해야 할 고배당이 또 문제다.

◇ "IPO 약속은 했는데..."

동부생명은 지난 2010년 120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방식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3년 내 상장할 것을 약속했다.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를 개선하고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자본확충이었다.

증자에 참여한 투자자에게 1차년도엔 액면가의 5%인 주당 250원, 2차년도 이후엔 10%인 주당 500원의 배당과 함께 상장시 보통주 전환 조건을 내걸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IPO시 공모가격이 발행가격인 1만2500원을 밑돌면 1만2500원으로 전환가격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

이원혁 동부생명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는 당시 "세후손익이 200억 원(2010년)에서 2013년에는 68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2013년을 기업공개 적기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단 동부생명의 실적은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144억 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10년 211억 원, 2011년 340억 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80억 원으로 직전년도 한 해 당기순이익을 넘어섰다.

하지만 계속 되는 저금리 현상으로 인해 투자이익률이 떨어져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률을 지속하며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의 하락 가능성도 불안 요인이다.

동부생명은 지난 해 3월 1조5635억 원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 하면서 915억 원의 자본증가 효과를 누렸다. 재무제표상 만기보유증권은 장부금액으로 가치를 산정하는 반면 매도가능증권은 평가시점의 공정가치로 산출된다. 저금리 기조에서 장부가로 인식하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서 추가적인 평가 이익이 발생했고, 동부생명은 회계처리 변경만으로 자본을 크게 늘린 셈이다.

자본이 늘어나면 그만큼 재무안정성이 개선돼야 하지만 지난 해 3월 동부생명의 RBC 비율은 231%로 직전년도와 큰 변화가 없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이 매년 RBC 제도를 강화할 계획이어서 추후 동부생명의 RBC 비율이 200%대를 유지할지 미지수다.

◇ 미래에셋생명과의 맞대결 '부담되네'

동부생명이 연내 상장을 추진함에 있어 또 다른 부담요인은 바로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이다. 최근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8~10월께 상장을 공언했다. 그동안 악화된 증시 상황을 핑계로 미뤄왔던 상장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상장시 평가를 다소 낮게 받을 수 있더라도 연내 상장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래에셋생명이 최 부회장의 공언대로 연내 상장을 진행한다면 동부생명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미래에셋생명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열위인 동부생명 입장에서는 IPO 시장에서 미래에셋생명과의 맞대결이 부담스럽다.

미래에셋생명은 2012회계연도 2분기 보험료 수익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4.35%로 6위를 차지한 반면 동부생명은 1.48%로 16위에 그쳤다. 자본금도 미래에셋생명이 동부생명 보다 2배 가량 많다.

성장률 측면에서는 덩치가 작은 동부생명이 유리하지만 생보사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생명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으로 특화된 상품에 강점이 있지만 동부생명은 시장을 공략할 만한 차별화된 상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두 생보사의 투자매력도를 떠나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동시에 IPO 시장에 나오는 것은 서로에게 불리한 측면이 강하다.

◇ 상장 미루자니 투자자 신뢰 및 배당 부담

저금리에 따른 보험업황 악화, 이에 따른 낮은 밸류에이션 가능성, 미래에셋생명과의 맞대결 부담, RBC 비율 악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동부생명의 연내 상장은 불확실하다. 그렇다고 상장을 미루자니 만만치 않은 부담 요인들이 버티고 있다.

우선 동양생명, ING생명 등 대형 생보사 M&A가 동부생명 상장 시기와 겹쳐질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업계 2위권인 교보생명도 내년께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자칫하다간 '여우(미래에셋생명)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격'이 될 수 있다. 대형 생보사 매물 및 상장 가능성은 미래에셋생명이 연내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동부생명의 상장이 지연된다면 2010년 유상증자 이후 매년 지급해 온 고배당에 대한 부담도 계속된다. 동부생명은 증자 이후 2010년 액면가의 5%를 배당했고, 2011년 부터는 증자 조건에 따라 10%를 배당했다. 이에 따라 2011년 배당금은 48억 원을 지급했다. 그 해 당기순이익이 34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배당 부담이다.

가뜩이나 벌어들인 돈을 투자 재원으로 써야 할 처지에 고배당은 성장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주주인 동부화재가 상장 전 유상증자 등으로 동부생명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동부화재의 지난해 12월 말 RBC비율은 254%로, 현재는 누굴 지원할 만큼의 여력이 없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부생명의 경우 올해 IPO에 대한 준비작업은 하겠지만 실제로 IPO를 추진하기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며 "저평가를 감수하고 IPO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동부생명의 IPO 자금은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한 동부그룹의 보험지주 설립 자금과도 엮여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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