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드러그스토어, 코오롱·농심 괜찮나 CJ·GS·이마트 각축전..유통 기반 대형사 공세에 입지 축소
서은내 기자공개 2013-02-25 18:37:35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5일 1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뛰어든 코오롱과 농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금력과 유통망에 기반한 대형 유통사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며 자리를 위협하고 있어서다.농심의 드러그스토어 '판도라'는 지난 21일 홍대입구에 5호점을 열었다. 1~4호점이 부산·경남에 입지하고 있어 5호점은 수도권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은 셈이다. 정성원 판도라 과장은 "대표상권인 홍대입구를 판도라의 첫 타깃 시장으로 삼았고 향후 10개 매장을 신규로 출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압계에서는 판도라의 사업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드러그스토어 시장을 두고 CJ, GS를 비롯한 대형 유통사의 경쟁이 불을 뿜고 있고 롯데마저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3월 오픈하는 롯데 1호 매장도 홍대입구 입점이 유력하다.
코오롱 드러그스토어 계열사인 '코오롱웰케어'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4년 설립돼 전국 12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코오롱웰케어는 설립 이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이 2008년 131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줄어 2011년 매출 9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적자가 지속돼 해마다 20억~3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2009년 9.1%에서 2010년 5.9%로 줄어들었으며 2011년 이후에는 3%대로 쪼그라들었다.
대형마트·편의점 규제에 막힌 대기업들이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입하면서 중견 업체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카페베네가 지난달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가 사업 시작 5개월 만에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대형사에 비해 자금력이 빈약한 까닭에 출점 경쟁에서도 열세다. 서울 안암동에 있는 코오롱의 '더블유스토어' 성신여대점은 지난해 10월 'CJ올리브영'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더블유스토어 운영 업체인 코오롱웰케어가 자금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경쟁사인 CJ올리브영에 매장을 10억 원에 매각했다.
이에 반해 대형사들은 공격적인 사세 확장을 지속 중이다. 현재 CJ올리브영이 선두주자로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이어가며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74%까지 끌어올렸다. GS왓슨스가 뒤를 이어 22%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CJ와 GS는 유통 사업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도 농심과 코오롱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안나영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유통망의 구축 여부가 드러그스토어 사업 향방을 가르는 핵심요소"라며 "CJ와 GS를 비롯한 대형업체는 마트와 편의점, 드러그스토어는 물류센터를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 책임연구원은 "판도라를 운영하는 농심의 메가마트는 그동안 영남 상권에 기반해 있었다"며 "서울에서 다른 유통사들과 경쟁해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미용제품이나 화장품 등 H&B(헬스앤뷰티) 상품 판매에 주력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농심은 의약품 판매에 강점이 있다"며 "모든 지점에 전문 약사를 둬 전문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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