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4월 03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돈으로는 못 싸운다. 우리보다 최소 10배 이상 펀딩이 가능한 미국, 유럽계 벤처캐피탈이나 PE(프라이빗 에퀴티)와 비교하면 가격을 공격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의 중국 시장 진출은 펀딩 단계에서 이미 경쟁에 뒤처져 출발했다.하지만 결성 6년만에 KTB네트워크가 운용하는 'KTB차이나옵티멈펀드'는 투자 원금의 2배를 회수, IRR(내부수익률) 연 20%의 높은 수익률로 청산을 앞두고 있다. 이런 레코드를 바탕으로 KTB네트워크는 늦어도 올 상반기내에 1000억 원 규모 이상의 신규 벤처투자 펀드를 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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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네트워크가 중국에 진출한 시기는 중국에서도 벤처투자가 막 일어나기 시작할 무렵이다. 지난 2002년 KTB그룹은 권성문 회장의 강한 의지로 중국에 드라이브를 내걸었다. 홍원호 전무에게 주어진 과제는 간단했다. 국내 딜은 전혀 보지 말고 오로지 중국 투자만 하라는 것. 그 이후 홍 전무는 지금까지 10년간 중국 투자 총책임을 맡아오고 있다.
홍 전무는 "2002년 무렵엔 중국 시장이 한국과 비교해서 너무 작은 시장이었다"며 "더욱이 국내 벤처투자회사로서 당시 중국 진출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했다"고 암담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현재 중국 시장은 국내보다 훨씬 큰 시장으로 성장했고, 현재 KTB네트워크는 1만개가 넘는 중국 벤처투자회사 가운데 꾸준하게 리그테이블 50위권안에드는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창업가 정신이 강하게 살아있고, 중국 시장 소비 잠재력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과 대비해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한 초기기업이 많다"며 중국에서 벤처캐피탈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KTB네트워크는 앞으로 중국에서 한국 기업과 연계한 투자와 한국 시장 트렌드를 추종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고급 소비 시장에 대한 투자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홍 전무는 1989년 장기신용은행에 입사, 국제부를 거쳐 1994년부터 4년간 런던 지사에서 해외 채권 및 상품 트레이딩 업무를 담당했었다. KTB네트워크가 국제투자팀을 결성하던 2000년 KTB네트워크로 옮겼다. 'KTF차이나옵티멈펀드'는 KTB네트워크로 옮겨 온 이후 가장 큰 과제로 떠넘겨졌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투자업무를 해오던 홍 전무는 옵티멈펀드가 결성된 2006년부터 온 가족이 함께 상해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옵티멈펀드는 결성 단계에서부터 순탄치 않은 작업이었다. 'KTF차이나옵티멈펀드'는 2006년 6월 1000억 원 규모로 결성, 당시 결성됐던 벤처조합 규모와 비교하면 보기드문 대규모 펀드였다. 더욱이 레코드가 검증되지 않은 중국 투자 전용 펀드에 이 정도 규모의 자금 모집이 이뤄진 것은 파격에 가까웠다.
홍 전무는 "자금 모집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다"며 "KTB가 300억 원 규모의 출자 약정을 통해 중국 투자 의지를 내비치면서 강하게 밀어부쳐 일궈낸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이런 공격적인 투지에 비해 홍 전무는 자기 스스로를 보수적인 투자가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투자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규모는 작지만 차이나옵티멈펀드를 제외한 2개 펀드 모두 투자 성과 측면에서 IRR 연 30% 수준에서 클로징했다. 투자 성공률(Hit Ratio)은 80%에 육박한다.
KTB네트워크 중국 사무소가 높은 성과를 낸 배경에 대해 그는 상해사무소의 인력 구성을 꼽았다. 팀 전체가 딜을 발굴하고 꾸준히 회사는 관리하는 시스템이 안정적인 성과를 낸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KTB네트워크 중국 사무소에는 홍 전무와 에이미 예(Amy Yeh) 상무 등 파트너급 인력 2명과 매니저급 인력 3명을 합쳐 총 5명의 전담인력으로 꾸려져 있다. 투자 업무를 하면서 거래 파트너였던 중국 현지의 고급 인력들을 스카웃해 설립이후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다. 투자심의위에는 5명 전원 합의를 거치고 국내 본사에서 2차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투자 결정이 이뤄진다.
꼼꼼한 거름망을 갖추고도 KTB는 투자기업 발굴시 '잘 아는 분야'에만 국한해 투자한다. 특히 한국의 트렌드를 좇는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인터넷, 미디어 △교육 △메디컬 3분야에 중점적인 투자를 해왔다.
2010년 중국의 랜드마크 딜로 꼽히는 탈 에듀케이션(Tal education)은 KTB네트워크가 주도해 투자를 진행하면서 중국 시장에 KTB네트워크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한 엑시트까지 전 프로세스를 스스로 일궈냈다. 이 딜은 2009년 단독으로1000만달러를 투자해 2년만에 5000만달러를 회수, IRR 98.3%를 기록했다.
홍 전무는 "미국이나 유럽계 투자회사는 아시아권의 사교육 열기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경쟁없이 투자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시장을 염두에 둔 투자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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