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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파트너 '현대오일뱅크-쉘' 불편한 동거? 공동투자로 윤활유 공장 착공..'쉘' 국내법인은 소송전

박창현 기자공개 2013-04-12 14:56:15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2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정유업체인 현대오일뱅크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이 '합작'과 '소송'이라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초 충남 대산 윤활기유 생산공장 기공식을 갖고 윤활유 시장 진출을 위한 첫걸음을 땠다. 국내 메이저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윤활유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했던 현대오일뱅크는 사업 파트너로 글로벌 메이저 석유업체인 '쉘'을 선택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는 쉘과 합작 형태로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설립, 대규모 투자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출자 비율은 현대오일뱅크가 60%, 쉘이 40%다. 지난해 12월 최종 투자결정이 떨어지면서 올해 초 비로소 공장 건설이 시작됐다. 충남 대산공장 내 3만3000㎡ 부지에 들어설 윤활기유 합작공장은 하루 2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다. 2014년 하반기 준공을 마치고 본격 상업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윤활기유 사업 확장을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해졌다. 정유사업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탈피해 다양한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활기유 공장이 상업 가동될 경우 연간 매출 증대 효과만 1조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의 기민했던 윤활기유 시장 진출은 세계 1위 윤활유 회사인 '쉘'과 파트너십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당장 생산 공정에 쉘의 특허 기술이 도입됐으며, 향후 판매망 구축 과정에서도 쉘의 글로벌 유통망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업 부문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대오일뱅크와 쉘은 현재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을 제기한 쪽은 쉘의 한국법인인 '한국쉘석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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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쉘석유는 지난해 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과 저유소에서 발생한 유류로 자신들의 부지가 오염됐다며 현대오일뱅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토양오염 정화비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정화비용과 오염원인 조사비용, 정화 검증비 등 손해배상 청구액만 147억원에 달한다. 한국쉘석유는 소송대리인으로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정해 반론 근거를 담은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같은 해 4월과 7월 제출했다. 현대오일뱅크와 한국쉘석유 간 소송은 오는 17일 변론기일이 잡혀 있다.

업계는 그룹사간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사안에 따라 경영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양 사의 경우, 합작투자와 소송이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의사결정이 거의 같은 시기에 나왔다는 점에서 의아함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쉘은 지난해 2월 7일 윤활기유 합작 사업을 위한 계약서 서명식을 가졌다. 같은 달 21일 한국쉘석유는 한국오일뱅크 측에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윤활유 합작 투자는 쉘 글로벌 본사와 진행했고 소송은 쉘 한국법인과 벌이고 있다"며 "합작과 소송 대상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국쉘석유 역시 현대오일뱅크 소송건은 글로본 본사와 별개로 자사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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