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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글로비스에 10년치 일감 몰아준 까닭은 현대重-현대상선 관계정리가 배경...글로비스 '어부지리'

김익환 기자공개 2013-01-07 11:34:50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7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현대글로비스에 10년치 운송 일감을 몰아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운송 일감을 도맡다시피 했던 현대상선은 운송계약 입찰에서부터 배제됐다.

현대오일뱅크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상호 관계정리에 착수한 것도 이번 범현대가 일감 확보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었단 평가가 나온다.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의 '맞수'인 대우조선해양과 손을 잡고 유상증자 등으로 현대중공업의 그늘을 지우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선 양사의 관계정리로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오일뱅크가 추진했던 1조1110억 원의 원유 장기운송계약(CVC)을 위한 입찰에서 현대상선을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상선에 입찰제안서(LOI)도 송부하지 않고 입찰을 추진해 현대글로비스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입찰 결과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28일 현대오일뱅크와 원유 장기운송계약(CVC)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등에서 국내로 10년간 원유를 운송하며 계약기간은 오는 2014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다.

그간 현대오일뱅크의 원유 운송 일감을 도맡아왔던 현대상선이 이번 입찰에서 배제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현대상선은 현대오일뱅크와 1996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18년간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했고, 연료비 변동분을 운임료에 전가하는 원가보상방식으로 운임료를 받았다. 에쓰오일 등과는 2~4년 단위로 원유 운송계약 맺고 고정 운임을 지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범현대가로서 돈독한 거래 관계를 맺어왔다고 볼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운임 등 경제성을 따져 입찰을 진행했고 범현대가인 현대글로비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의 이번 결정은 모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간 관계정리 탓이란 평가가 많다.

현대상선은 현대오일뱅크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그늘을 지우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말까지 현대상선의 지분 23.7%를 확보하며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오곤 했다.

현대상선은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의 조선업계 맞수인 대우조선해양을 백기사로 맞았다. 2011년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의 지분을 2% 확보했고, 현대엘리베이터와 주식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상선은 같은 해 대우조선해양에 1만3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5척을 발주한 바도 있어 양사의 밀월은 더욱 깊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현대상선은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범현대가의 지분율을 줄여나가며 경영권 입지 확대에 속도를 냈다.

현대상선의 경영권 강화 움직임에 따라 현대중공업도 관계정리에 나섰다는 움직임이 여럿 포착됐다.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일감을 현대상선이 아닌 현대글로비스에 몰아줬고 현대상선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운송 계약을 체결한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중공업과의 관계를 깊이있게 유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운송계약에 투입할 초대형유조선(VLCC) 4척을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에 맡기며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중공업간 일감 바터(주고받기)를 했다.

아울러 지난해 추진했다가 해운법24조에 막혀 참여가 무산됐던 발전사 유연탄 수송 입찰에서도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중공업과 손을 잡았다. 현대글로비스는 발전사 유연탄 수송 입찰에 투입할 9척의 벌크선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상선과 비교할 때 업력도 짧고 운항상의 퍼포먼스도 떨어지지만 선박관리를 전문회사에 맡긴다면 현대상선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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