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퍼포머 ELS, 앞선 토끼만큼 수익률 지급 이론상 무한대 수익 가능한 것은 장점…투자자 반응은 미지근
이상균 기자공개 2013-04-18 09:30:45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8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초자산간 상승률 격차를 수익률로 정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ELS 상품이 등장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스텝다운형과는 상품구조와 수익률 확정 방식이 전혀 다르다. 장점은 기초자산의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투자자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론상으로는 수익률이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반면 상품구조가 복잡한 편에 속해 아직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편이다.◇토끼와 거북이, 격차 날수록 수익은 많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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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12일 출시한 ‘한화스마트ELS 2135호'다. 기초자산은 현대중공업과 코스피200이다. 만기는 1년이며 조기상환 조건이 없다. 가장 큰 특징은 수익률 지급방식에 있다. 기초자산 두 개의 주가상승률을 비교해 그 격차를 투자자들에게 수익으로 돌려준다. 지수(코스피200)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종목(현대중공업)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구조다.
일례로 종목이 20% 상승하고 지수가 5% 상승했다면 수익률은 두 개 기초자산의 격차인 15%가 된다. 다만 종목은 참여율을 70%로 제한한다. 종목 주가가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상승했다면 70%를 적용해 1만7000원으로 간주한다는 얘기다. 종목 상승률이 너무 높아질수록 운용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제한을 가한 것이다. 변동성이 높은 종목을 토끼로 비유한다면 토끼가 너무 빨리 뛰지 못하도록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게 한 것이다.
반면 지수는 상승률이 낮을수록 투자자에게 이득이 된다. 비유하자면 지수가 거북이 움직임을 보이는 게 최상이다. 반대로 지수가 종목보다 더 상승할 경우는 투자자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수는 상승률을 최대 20%로 제한시켰다. 여기에 투자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금의 95%를 보장해준다. 원금부분보장형 상품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코스피가 20% 이상 오른 것은 2009년이 유일하다"며 "코스피가 현대중공업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현대중공업과 코스피200의 변동성 차이는 확연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52주 최고가는 31만9500원, 52주 최저가는 18만8000원으로 변동 폭이 69.9%에 달한다. 반면 코스피200의 52주 최고가는 270, 52주 최저가는 231로 변동 폭이 17.6%에 불과하다. 격차가 4배 가까이 난다.
현대중공업의 최근 3년간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 4월 15일 55만4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종가 기준으로는 18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최고점에 비해 33.7% 수준이다. 역사적 변동성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 수준이 바닥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향후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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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50% 이상 발생빈도 27.3%에 달해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종목 주가가 상승할수록 투자자들이 무한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 유형을 아웃퍼포머(outperformer, 더 나은 결과를 내다)로 분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텝다운형과 달리 쿠폰수익률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화투자증권이 2005년 1월 3일부터 2013년 4월 1일까지 1800건의 기초자산 과거 데이터를 이용해 모의실험을 한 결과, 수익률 0~50%는 23.7%의 발생빈도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50~100%는 17.6%, 100~150%는 6.6%, 150~190%는 3.1%로 조사됐다. 최근 종목형 ELS의 쿠폰수익률이 최대 12% 안팎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물론 -5~0%로 손실을 입을 확률도 48.9%에 달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웃퍼포머 ELS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반면, 코스피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재 시장상황에 어울리는 상품"이라며 "종목의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기를 1년으로 짧게 잡은 것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수가 많아져 수익률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라며 "조기상환 조건이 없는 원금부분보장형 상품의 경우 만기를 1~1년반으로 잡는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웃퍼포머 ELS는 여느 ELS 신상품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8일부터 12일까지 100억 원을 목표로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청약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발행을 취소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상품출시 시기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아웃퍼포머 ELS는 백투백(back to back) 헤지 상품으로 UBS가 리스크 헤지를 맡는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GS건설 ELS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종목형 ELS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며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해 당분간 상품출시를 미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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