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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투證, 대성산업 유증 막판에 발 뺀 이유는 웅진 사태 '트라우마'...깐깐해진 리스크관리위 통과 못해

정준화 기자공개 2013-04-22 14:23:09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2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대투증권이 573억 원 규모의 대성산업 유상증자에 공동주관사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거래 성사 직전 발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웅진그룹 법정관리 사태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트라우마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19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어 대성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안건을 논의했지만 통과하지 못해 이번 거래에 불참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동주관사를 맡기로 한 대신증권이 단독 주관을 하게 됐다. 유진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당초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각각 30%, 유진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이 각각 20%를 잔액인수키로 했지만 하나대투증권이 빠짐으로써 잔액인수 비율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은행 계열 증권사로서 건설산업을 낀 대성산업에 대해 타사보다 보수적인 시각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웅진 사태 등으로 손실 규모가 컸던 하나대투증권의 리스크 관리가 더욱 깐깐해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해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직전까지 웅진그룹의 회사채를 팔아주면서 증권업계 중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1300억 원 가량의 웅진홀딩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주관한 하나대투증권은 작년 3분기에만 252억 원 가량을 채권평가 손실로 처리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또 지난 해 말 채권 관련 IB 임원 4명을 해임하는 조치를 단행키도 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관련 인사가 웅진 사태와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문책성 인사 성격이 짙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대투증권 IB는 대성산업 유상증자 거래 주관을 추진했지만 깐깐해진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결국 통과하지 못했다.

대성산업은 석유가스판매와 건설 및 집단에너지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2011년 8월 신도림 디큐브시티 상업시설 주공 이후 유통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가스판매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영업이이률이 2% 안팎으로 낮다. 여기에 건설사업과 새롭게 시작한 유통사업부문에서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성산업은 지난 해 매출 1조3000억 원에 영업손실 36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건설부문의 경우 잇따라 시행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무를 인수한 탓에 부채비율이 330%에 달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1년여만에 100%포인트 가량 오른 수준이다. 이는 8% 이상의 고금리 PF 대출을 5%대 일반 차입으로 전환하면서 금융비용 감소효과를 누리기 위한 조치지만 우발채무가 현실화 된 탓에 재무구조는 훼손됐다.

대성산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이알투자운용에 디큐브시티 호텔을 1400억 원에 매각한 데 이어 디큐브시티 백화점도 매각을 추진중이다. 계열사인 대상산업가스도 최근 디큐브시티 오피스 빌딩을 제이알투자운용에 약 1450억 원에 매각키로 했다. 대성산업은 또 3000억 원에 달하는 건설부문 관련 자산 매각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에 진행되는 유상증자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다만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더딘데다 유통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하나대투증권 리스크 관리위원회가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룹 차원에서 여러가지 고민 끝에 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주관사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도 이같은 사항들을 인지하고 재무개선을 선제적으로 진행중이며 이번 증자도 동일선상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PF 채무인수를 통해 금융비용을 줄이고 건설사업부문도 상당히 축소됐으며 자산매각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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