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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홀딩스, '수년째 적자' 애경유지 자금지원 나서나 애경산업 인적불할, 애경산업투자(가칭)와 합병시 현금지원 효과

문병선 기자공개 2013-04-24 08:45:03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4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K홀딩스가 계열사 애경산업을 인적분할 한 후 애경산업투자(가칭)와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 거래는 겉으로 보기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애경그룹이 자회사 지분을 정리하는 수순으로 보이지만 속내를 보면 적자 관계회사인 애경유지공업에 대한 자금지원 성격을 갖고 있다. 이번 거래를 시작으로 추가 자금지원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23일 AK홀딩스와 애경산업투자의 합병안을 분석한 결과 거래가 끝나면 AK홀딩스는 애경유지공업의 부채 일부를 끌어안는 대가로 주식을 발행해 주고, 애경유지공업은 부채와 자산 일부를 AK홀딩스에 넘기고 그 대가로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상장주식(AK홀딩스)을 받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과적으로 AK홀딩스의 주식가치 희석화가 우려되고 애경유지공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시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무지표 변화를 보면 애경유지공업의 혜택이 명확하다.

AK홀딩스는 합병 후 자본총액이 126억원 만큼 늘어나고 부채총액은 556억원 늘게 된다. 자산은 682억원 증가하는 셈이지만, 부채비율은 2%에서 18%로 역시 높아진다. 애경산업의 투자사업 부문을 합병하면서 제주항공 등 자회사 지분율을 높일 수 있지만 부채가 더 많은 자산을 끌어 안게 되는 구조다.

애경산업은 합병 후 자본총액이 315억원 감소하고 부채총액은 556억원 줄어든다. 총 자산은 871억원 감소한다. 불필요한 자회사 지분을 정리하는 효과를 거두지만 부채비율은 261%에서 317%로 올라간다.

애경산업의 최대주주인 애경유지공업은 애경산업의 투자사업 부문을 AK홀딩스에 넘기는 대가로 상장주식(AK홀딩스) 55만7880주를 받게 된다. 현 주가 2만3000원대를 감안하면 약 128억원 어치 주식이다. 만일 분할합병 거래가 없었다면 비상장 주식만 갖고 있었겠지만 이런 무수익자산을 현금화가 가능한 상장주식으료 교체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애경산업 소유구조와 분할 및 합병 흐름

결과적으로 거래가 끝나면 3자간 가장 이득을 보는 곳은 애경유지공업인 셈이다. 이번 거래가 애경유지공업에 대한 자금지원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애경유지공업은 수년째 적자상태에 놓여 있다. 부동산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4년간 1000억원이 넘는 연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자본총액은 1000억원이지만 연결 부채총액이 1조5876억원으로, 연결 부채비율만 1588%에 이른다.

개별 기준 재무 상황은 더 안좋다. 지난해말 기준 자본총액은 68억원에 불과해 자본잠식 상태이고 완전자본잠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개별 기준 지난해 30억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무형자산과 지분법적용투자주식 등을 처분해 당기로는 간신히 35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적자를 면했지만 외부 자금 수혈이 절실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애경유지공업에 대한 애경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애경그룹이 AK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을 때도 애경유지공업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재무지원 가능성이 늘 있어 왔다"고 말했다.

이번에 애경산업을 인적분할하고 AK홀딩스와 합병하는 이유도 이런 우려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물론 이번 거래를 부실 회사 자금지원용으로만 해석하기 곤란한 점이 있다. 합병이 끝나면 AK홀딩스는 제주항공 및 AK S&D 등 자회사 지분을 대거 끌어 올릴 수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현재 49.9%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합병이 끝나면 AK홀딩스는 69.5%의 지분을 갖게 된다. AK홀딩스는 AK S&D의 지분 42.28%를 갖고 있으나 합병 후 지분율을 67.73%까지 높일 수 있다. 자회사 지분 정리 명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지분은 AK홀딩스 입장에서 굳이 추가로 보유할 필요가 없는 지분율이다. 비상장회사 지분 보유 제한선은 40%인데 이미 40% 이상씩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추가 취득이 큰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해결해야 할 법 위반 상황은 해결하지 못하기도 한다. 애경산업은 현재 AK홀딩스(20.23%), 애경유지공업(74.44%), 애경개발(5.33%) 등의 주주 현황을 보인다. AK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비상장 자회사인 애경산업 지분(20.23%)을 매각하거나 해당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4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비상장회사 지분을 40% 이상으로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경산업의 인적분할이 끝나더라도 이런 법 위반상황은 해결되지 못한다.

애경그룹은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위해서"라며 인적분할과 분할합병의 이유를 밝혔다. 업계 해석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산업이 갖고 있던 제주항공 등의 자회사 지분을 AK홀딩스에 매각해도 지분정리는 가능하다"며 "굳이 복잡한 인적분할과 분할합병 방식을 거치는 건 애경유지공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애경유지공업은 이번 거래가 모두 끝난 후 AK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을 거의 두 배로 끌어 올린다. 애경유지공업은 현재 AK홀딩스 주식 63만3549주(5.81%)를 갖고 있으나 거래가 종료되면 총 119만1429주(10.23%)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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