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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지향의 미국 PB?…오지랖 넓으면 다 해결" [인터뷰]손한균 대우증권 PB클래스 센텀시티 센터장

부산=신민규 기자/ 송광섭 기자공개 2013-06-17 14:32:30

이 기사는 2013년 06월 13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펀드에 들어갔다가 반토막 난 경험이 있는 자산가라면 PB 선정기준은 하나다.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중국펀드를 추천하지 않는 PB가 가장 믿음직스러워 보일 게 분명하다.

중국펀드 광풍이 불었던 2007년. 부산 역시 바람이 거셌다. 전 지점에서 중국펀드를 팔아치웟다. 계열사에 중국펀드가 없었던 증권사 지점에서는 직원들이 우리도 하나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수군거렸다. 중국펀드 없이는 영업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타이밍을 놓쳤다며 힐난하는 직원도 있었다.

당시 부산 범일동 자산관리센터를 맡았던 손한균 대우증권 PB클래스 센텀시티 센터장(48)은 반대편에 섰다. 초등학교 딸까지 나서서 펀드에 가입시켜달라는 모습을 보고나서 모두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중국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향해갈 때 부산MBC에 나가서 중국펀드 환매를 권유했다. 자신의 차에는 중국펀드 대신 산은 삼바브라질채권 펀드 브로셔를 스티커로 제작해 덕지덕지 붙이고 다녔다. 타 지점장들이 "손 센터장, 제발 그만 좀 하소"하며 말렸다.

결과는 적중했다. 1년후 손 센터장은 전국 영업 최우수지점장으로 뽑혔다. 중국펀드 없이 일궈낸 성과라 더 의미가 컸다. 영업비결을 주제로 산업은행 본점 강당에 서기도 했다.

◇"자산관리 필요성 경험으로 체득한 자생형 PB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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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균 대우증권 PB Class 센텀시티 센터장
강의에서 손 센터장은 자기 얘기를 꺼냈다. 부산 목욕탕집 아들로 태어나서 한때 잘 나갔다. 아버지가 주식으로 재산을 전부 날리면서 주식이라는 것과 각별한 인연이 생겼다. 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4년만에 주식 투자수익율 2위에 오를 정도로 성과를 냈다. 하지만 마음 어디에선가 주식은 한번 틀리면 망한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당시 부산 객장 안에는 더위를 피하려고 온 손님이며 할일 없는 노인 수백명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부자고객 찾기는 하늘에 별따기. 어느날 객장에 찾아온 자산가를 처음 봤을 때 주니어였던 그는 깜짝 놀랐다. 주식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전체 자산의 압도적인 비중을 채권에 묻어둔다는 사실을 눈으로 본 것이다. 10억 원을 투자하면 2억 원이 주식이고 8억 원이 채권인 식이었다. 저런 사람을 잡으려면 채권도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산관리를 하는 PB의 개념과 필요성을 고객으로부터 배운 셈이다.

기관영업도 별 매력을 못 느꼈다. 지점 외형을 불리기에는 좋았지만 장기적으로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지점장이 되서 자산관리를 떠들고 다녔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다들 미쳤다고 했다.

괴짜 소리를 듣던 그는 이제 부산 VVIP PB센터의 총대를 메고 있다. 남천동·범일동·해운대·동래지점 총괄지점장을 거쳐 PB클래스 센텀시티 센터장에 올랐다. 2011년 11월 센터 관리자산에 그가 관리하는 자산이 더해지면서 센터 관리자산이 한번에 불어났다. 센터 관리자산은 현재 4000억 원 안팎으로 해운대 인근 지점 중 최고 수준이다.

◇"관계지향의 미국 PB?…오지랖 넓으면 다 해결"

한국 PB는 절대 미국의 선진 PB를 흉내낼 수 없다는 말은 손 센터장에게 통하지 않는다. 미국 PB는 흔히 관계지향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PB가 고객 변호사, 주치의를 만나보고 심지어 숨겨둔 애인까지 만나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고객의 세금, 법률, 건강문제까지 소상히 파악한다. 반면 한국 PB는 실적위주라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관계지향에 투자할 시간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손 센터장은 미국 PB를 가장 한국적으로 소화한 케이스다. 오지랖이 넓다. 대표적인 예가 몇년 전부터 하고 있는 자녀중매. 성공한 케이스가 벌써 세 건 있다. 고액자산가들이 무엇보다 걱정하는 자녀 혼인문제에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수첩에는 자산가와 함께 2세, 3세의 신상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수백명도 족히 넘을 것 같은 분량이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도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들이 자녀의 사진과 프로필을 보내오면 손 센터장이 오랜 연륜으로 적임자를 찾는 식이다.

◇오픈한지 이제 2년 7개월…센터장 직접 뛴다

부산 신흥부촌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가 증권사 PB센터들의 격전지가 된 것은 이제 옛말. 인근 마린시티까지 더하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손 센터장은 이달부터 세무사를 아예 상주시키고 프로골퍼를 통한 개별레슨도 열 계획이다. 업황이 어려워도 부산 고객들에게 보다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무엇보다 손 센터장이 고객을 좀더 만나고 돌아다닐 생각이다. 서울 PB센터의 경우 센터장이 관리직으로 분류돼 PB업무 일선에서 빠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된 모습이다. 한명이라도 더 나가서 고객을 만나서 선점해야 이길 수 있는 시장이 된 것이다.

주요 투자처는 폭넓게 바라보고 있다. 중국은 이제는 들어가도 괜찮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삼성화재라 불리는 중국인민재산보험이나 중국평안보험 등에 증여 또는 장기투자 방식으로 들어가도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절세 투자처로는 브라질국채와 비과세 달러 변액보험 등을 생각하고 있다. 손 센터장은 "부산경제가 조선업 부진으로 침체된 상황이지만 부산 고객들이 서울 못지 않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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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PBClass 센텀시티

◆손한균 센터장 약력

△부산동성고 졸업
△부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대우증권 범일동지점 1989년
△남천동(지점장) 2005년
△WMC범일(센터장) 2008년
△해운대(지점장) 2010년
△동래(지점장) 2011년
△PBC센텀시티(센터장) 2011년 11월 이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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