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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 접목 '투자개발형 사업' 늘려야" 강신영 해외건설협회 실장 "단순 EPC 사업 탈피, 고부가가치 창출"

길진홍 기자공개 2013-07-01 10:14:08

이 기사는 2013년 06월 27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건설사업 수익성 증대를 위해 정부 차원의 패키지형 수주를 늘리고,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외건설협회 등 유관 단체 수주 협의 기능을 강화해 과당경쟁을 방지하는 한편 현장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신영
강신영 해외건설협회 사업성평가실 실장(사진)은 27일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해외 건설사업 확대와 리스크 관리'를 주제로 주최한 '2013 건설금융 포럼'에서 "최근 수년간 고부가가치 사업 진출 전략을 논의했지만 업체들이 수주 목표액 달성에 치우치면서 투자개발형 사업 전환에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외 건설사업은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와 중동 산유국 플랜트 설비 증설에 힘입어 매년 양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20년이면 1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따낸 일감은 649억 달러로 석유제품(562억 달러), 반도체(504억 달러), 자동차(472억 달러) 등의 수출액을 웃돌고 있다.

해외 건설사업은 그러나 외형성장에 불구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상위 5대 건설사의 2010년 해외건설 수익률은 3.1%로 ENR(미국 건설전문지)이 집계한 글로벌 225개 업체의 평균 수익률 7.8%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 실장은 '해외 건설사업 위험 및 진출전략'을 테마로 한 주제발표를 통해 "건설사들이 대부분 EPC(설계·조달·시공) 중심의 단순 도급사업에만 몰려 있다"며 "핵심 분야 기술이 떨어지고 인력, 자재 등을 해외에 의존해 외화가득률이 2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 증대를 위해 도급 공사를 지양하고 투자개발형, 기획제안형, 패키지형 등 사업 참여로 공사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실장은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 방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와 유관 단체의 수주협의 기능 강화와 업체간 선의의 경쟁에 기초한 소통을 꼽았다. 장기적으로 기업별로 진출지역과 공종을 특화해 건설사간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급속히 팽창하는 해외 현장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자고 제안했다.

강 실장은 "해외 현장에서 늘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토목, 건축 등의 대학교 이공계 단수전공을 복수로 전환할 경우 플랜트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정부의 정책방향이 2017년 100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데 글로벌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라며 "창조적으로 사고의 틀을 전환하고 금융기관, 건설업체, 정부 등이 연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신영 해외건설협회 실장 발표 전문]

올해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8조6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경우 6월 말까지 300억 달러 수주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본다.

해외 건설업은 100억 달러 매출 당 6000명 정도의 고용효과가 있는 효자산업이다. 올해 6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은 5742억 달러이다. 최근 들어서는 50억 달러가 넘는 대형 사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6000개 업체가 해외건설업을 신고했다. 해외 건설시장 점유율은 5%대이지만 앞으로 9%대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중동·북아프리카(MENA) 인프라시설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신도시 개발 공사가 잇따를 것이다. 환경산업도 전망이 밝은 편이다. 다만 미국의 재정절벽 등 글로벌 경제 위축이 변수다. 중국 등 경쟁 국가들이 우리 시장을 잠식하는 것도 문제다.

해외 건설사업은 예상치 못한 위험 요인이 많은 편이다. 수년 전 국내 건설사들이 쿠웨이트에서 대규모 공사를 따냈다가 현지 정부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당한 적도 있다. 중동지역 플랜트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

국내 상위 5대 건설사의 해외 건설사업 수익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2009년 기준 글로벌 업체들의 평균 수익률은 7.8%였지만 한국 업체들의 수익률은 3.1%에 그쳤다.

국내 시장 침체로 해외수주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문인력 부족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올 1분기 일부 대형 건설사의 어닝쇼크도 인력 부족으로 일어난 일이다. 또 수주 절차가 국내와 해외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전략에도 문제가 있었다. 중동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수주가격 하락의 원인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수주가 용이한 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고부가가치 창출을 하지 못했다. 금융을 수반한 대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경우 지원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정부 지원이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

수익성 제고 방안은 늘 나오는 얘기다. EPC 등 단순 도급형 공사에서 탈피해 수주의 질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금융과 기술을 접목한 투자개발형 사업 참여 확대가 시급하다.

신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장과 공종 다각화를 통한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또 과당경쟁 방지를 위해 업체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건설협회에서 세계 곳곳에 사업 분야별로 협의체를 만들어 놨다.

수주 확대와 병행해 공사 관리 능력도 키워야 한다. 대학교 등과 연계해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 원가절감을 위해 기술혁신에도 나서야 한다. 기술혁신에 자신이 없으면 해당 기업을 인수하면 된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 환율 등 리스크 헷지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금융기관 지원도 필요하다. 지난 1990년대 동남아시아에 PF 사업을 추진했다가 외환위기 여파로 모두 무산됐다. 이제는 금융 지원을 수반한 대규모 PF 사업 확대도 꾀해야 한다. 정부가 공적수출신용(ECA) 기관 통합 등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금융기관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의 정책방향을 살펴보면 2017년 수주 목표액이 1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상당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2008년 이후 해마다 500억 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올렸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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