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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사업 '공적금융' 역할 커진다 "ECA·MDB 활용도 높여야"...아시아·중남미 등 이머징마켓 인프라 수요 팽창

길진홍 기자공개 2011-04-21 15:47:13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시장 침체의 터널이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적체가 지속되고 있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금융비용은 건설사들을 옥죄고 있다. 관급공사 발주물량도 감소하면서 건설사들은 진퇴양난의 늪에 빠졌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건설사들은 생존을 위해 해외사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견제와 발주처의 금융지원 요구는 해외사업 수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thebell)이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해외사업 확대와 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11 건설금융 포럼'에서 발제에 나선 전문가들은 “해외사업은 개발도상국의 폭발적인 인프라 수요 증가와 맞물려 크게 팽창할 것”이라며 “수주 확대를 위한 금융 솔루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세일 산업은행 부행장은 ‘세계 PF 시장 동향 및 금융조달 관련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중동지역 유가 불안과 유럽발 재정위기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나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힘입어 프로젝트파이내스(PF)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해외 PF시장 규모는 3546억달러로 2003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수요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브라질 등 남미의 개발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공 부행장은 또 해외사업 자금조달 확대 방안으로 국가 신용위험 해소와 사업 참여자의 재무건전성 제고,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 등을 주문했다.

그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각국의 금융위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에는 대형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창호 한국수출입은행 플랜트금융3팀장은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의 기능 강화’라는 주제 발표에서 “ECA 강화의 큰 줄기는 사업 초기 금융자문 제공과 출자 확대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해외 녹색산업 금융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해외 녹색산업 진출 기업에 2억달러 한도 내에서 직접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해외 민자 인프라사업에 대출과 채무보증, 금융투자 등을 결합한 복합금융을 제공한다. 자본 출자 기능도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정 팀장은 “사업 초기 단계에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채널 확대와 금융구조 설

계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주신용으로 불리는 전통적인 수출신용의 경우 개발도상국의 정치적인 위험 완화에 주력해 왔으나 최근 인프라사업이 크게 늘면서 상업위험을 담보하는 PF 방식의 포괄적 수출신용이 보편화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 전략을 달리해 다자간개발은행(MDB)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형 건설사는 먼저 사업을 발굴한 뒤 MDB의 투자를 이끌어 내고, 중소 건설사들은 대기업과의 공동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MDB를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국내 건설사 MDB 수주 실적이 저조하다”며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사가 각각 MDB를 전략적으로 취사 선택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MDB 활용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해외 선진국에 비해 진출 실적이 부진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우 한국 출자비율이 5.02%(2009년 말 기준)로 출자국 중 상위 6위에 올라 있지만 수주비율은 4.87%에 불과하다.

정 실장은 정부의 홍보 부족과 정보 교류 미흡으로 MDB에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봤다. 대기업은 비용부담 문제로 중소기업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부족으로 인해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그는 "MDB 주도형 사업의 경우 사업자주도형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이를 이용한다면 MDB 활용도가 충분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를 위해 ADB 회원국 중 개발도상국의 인프라사업에 참여하는 PSOD(Private Sector Operation Development)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PSOD는 민간기업의 사업 제안을 선호한다. 따라서 PSOD을 통해 국내 건설사들이 개발도상국 등 민자사업 진출 확대를 꾀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진출한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의 경우 PSOD 방식으로 수주가 이뤄졌다.

정 실장은 "해외개발 사업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국내 공공기관과의 동반진출이나 수출입은행의 민자사업(PPP)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건설사 해외사업 담당 임직원과 금융권 종사자 등 300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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