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알미늄, '내부거래' 맘껏 늘리는 이유 그룹물량 50% 넘기며 매출 급성장,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서도 빠져
김장환 기자공개 2013-07-08 10:02:00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5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알미늄을 둘러싸고 최근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한창이다. 지난달 롯데마트가 친환경 비닐봉투 도입 과정에서 롯데알미늄을 납품자로 선정한 것이 화근이 됐다. 공개 입찰을 거쳐 5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이 최종 계약자로 선정됐다.롯데마트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해 롯데알미늄이 선정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참여 업체들은 롯데알미늄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또 납품 비닐이 생분해성 재질이 아니라는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롯데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내부거래로 성장한 업체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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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총 1조892억 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327억 원, 당기순이익 164억 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3.3%,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1%, 46.4% 성장한 수준이다.
롯데알미늄은 지난 수년간 매년 한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여왔을 정도로 안정적인 손익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2008년 총 매출 규모는 6619억 원에 그쳤다는 점을 보면 5년 만에 1.5배 이상 외형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92억 원대였던 영업이익은 4배 가량 확대됐다.
롯데알미늄이 이처럼 '고공성장'을 이어온 배경은 비약적인 내부거래 물량 늘리기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이후 연간 내부거래 비중은 꾸준히 늘기만 했을 뿐, 단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지난해 말 기준 내부거래 비율은 50.2%로 2008년 33.71%보다 16.47%포인트 늘었다.
과도한 내부거래의 한편에는 그룹사 차원의 불공정 거래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 계열 롯데피에스넷이 매입한 현금자동입출금기기(ATM)를 롯데알미늄을 통해 구매하는 편법으로 41억 원의 부당지원이 있었다며 6억4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지시해 이뤄진 거래로 조사가 됐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롯데알미늄의 내부 일감이 큰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일단 주업종 자체가 알루미늄박을 비롯해 캔, 페트병, 인쇄포장지 등을 생산하는 일이다. 때문에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리아 등 계열사들의 물량이 높은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롯데측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부일감을 줄이기 위한 자정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공개입찰이 시행되면 비교적 경쟁력 있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일감나누기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롯데그룹은 물류, SI, 광고, 건설 등 4가지 분야로 일감 나누기 대상을 한정했다. 규모도 단 3500억 원에 그쳐 소규모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마트의 비닐 납품자로 롯데알미늄이 선정돼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수년 동안 롯데마트와 직접 거래는 전무했다. 그만큼 새로운 계열사 물량이 기존 내부거래에 더해지기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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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속에서도 롯데그룹이 롯데알미늄을 납품자로 선정할 수 있었던 특별한 배경도 거론되고 있다. 주주 관계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지분 12.99%를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이며 그 뒤는 롯데쇼핑(12.05%), 롯데케미칼(8.13%) 등이다.
총수 일가로는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올라 있지만 지분율은 단 0.13%에 그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률 일부 개정안(일명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은 대통령령에 따라 규제의 대상이 될 총수일가 지분비율이 향후 정해질 예정이다. 다만 최소 5% 이상의 지분율을 대상으로 할 것으로 보여 롯데알미늄은 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에서 지난 1일부로 시행한 내부거래에 대한 증여세 부과 대상 법망도 롯데알미늄과 신영자 사장은 벗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수일가 지분율 3%, 내부거래비중 30% 이상 수혜법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거래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도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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