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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의 루비 '미얀마 가스전' 가보니… 13년 집념 결실, 상업생산 스타트..플랫폼터미널 임직원 구슬땀

양곤(미얀마)=김익환 기자공개 2013-07-22 09:57:28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1일 12: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얀마산 최고급 루비는 다이아몬드보다 비싼 값에 팔린다. 미얀마 산악지대에서 나는 루비는 비둘기 피(pigeon blood)란 별명이 붙을 만큼 붉은 빛이 짙게 감돈다. 붉은 빛 보석이 희귀한 까닭에 색채를 띤 보석가운데서도 유독 인기가 높다. 미얀마 북서부 뱅골만 한가운데서 타오르는 불기둥은 루비색을 띠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하는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에서 솟아오르는 불기둥이다.

지난 16일 기자가 찾아간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은 분주했다. 13년간 개발한 가스전이 상업생산에 들어가면서 뽑아낸 가스를 중국국영석유공사(CNUOC)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으로 향하는 여정은 고단했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6시간 거리인 미얀마 양곤에서 다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미얀마 북서부 해안의 짝퓨시로 이동한다. 짝퓨시에서 북서쪽으로 헬기로 30분, 배로 7시간 거리에 대우인터 가스전 플랫폼이 있다.

바다 한복판에 놓인 플랫폼은 가스전 생산 전초기지다. 해저에서 뽑아낸 가스를 정제해 110킬로미터 떨어진 육상터미널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플랫폼은 축구장만한 크기다. 해수면에서 14미터 위에 놓인 플랫폼은 6개 층(데크)으로 구성됐고 시추설비와 직원편의시설 등을 고루 갖췄다. 주시보 해외생산본부장(전무)은 "1000년에 한번 오는 사이클론에 견딜 수 있게끔 플랫폼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 가스전

플랫폼 상단은 굽이치는 가스 파이프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플랫폼 상단에선 시뻘건 불기둥의 화기가 얼굴에 와 닿았다. 아직 가스를 운송하는 파이프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까닭에 생산한 가스 일부를 이렇게 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파이프 공간을 확보하는 작업이 마무리되면 뽑은 가스전을 전량 수송할 계획이다.

뱅골만 한복판에서 근무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망망대해에서 하루 12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한 달 근무를 하면 한 달간의 휴가기간을 주는 이유다. 5월부터 10월까지 우기인 까닭에 기자가 방문한 때도 스콜성 소나기가 수차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플랫폼에서는 215명이 거주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다국적군이었다. 한국은 물론 호주, 필리핀, 미국 등 다채롭다. 직원을 위해 200개의 침상의 생활시설, 피트니스센터, 식당을 갖췄다. 플랫폼 주변으로는 2척의 지원선박이 대기하고 있다. 육상에서 지원물품을 수송하고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플랫폼 해상 파이프는 짝퓨의 육상터미널(Onshore Gas Terminal) 로 이어진다. 짝퓨 람리섬에 입지한 육상가스 터미널과 부두는 축구 경기장 65개 크기로 지난 2011년 7월 11일 완공됐다. 터미널은 가스 불순물을 제거하는 필터장비(Gas Filtering)와 가스량을 가늠하는 계측설비(Gas Metering System)를 갖췄다. 계측설비로 6개월마다 가스량과 품질을 측정한다.

육상터미널까지 이어진 가스파이프는 대우인터가 관리하고 육상터미널에 바깥에 깔린 파이프부터는 CNUOC이 주로 관리한다. 육상터미널이 대우인터와 CNUOC가 가스를 거래하는 시장인 셈이다. 지난 15일부터 양측은 가스 거래를 시작했고 대우인터의 가스전 첫 매출이 집계됐다.

가스전은 대우인터의 집념의 결실이다. 엑슨모빌을 비롯한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이 1970년대에 가스전을 탐사했지만 모두 경제성이 없다고 손을 털고 나왔다. 하지만 대우인터는 미얀마 인근해안에서 떨어진 뱅골만 사암층 가스전에 희망을 걸고 탐사를 추진했고 3개 가스전에서 4조5000억 입방피트(CF)의 가스전을 발견했다.

하지만 가스전 개발에는 숱한 장애물이 존재했다. 양수영 자원개발부문장(부사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주도한 미얀마 제재로 기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일본지진으로 철강재 공급도 여의치 않았다"며 "2008년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하면서 일부 설비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AD-7 광구에 대한 탐사작업을 하던 대우인터의 시추선은 방글라데시 군함의 공격 위협도 받았다. AD-7광구가 위치한 지역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해상국경 분쟁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숱한 장애물 이겨내며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추진했던 대우인터는 막대한 수익이 기대된다. 미얀마 가스전은 대우인터의 '루비'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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