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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시황악화 속 '역발상 투자' 먹힐까 웅진케미칼 M&A 참여·오일뱅크와 1조원대 투자 등 공격적 행보

김익환 기자공개 2013-07-24 09:45:18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2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의 역발상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웅진케미칼 인수합병(M&A)전에 참여했고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나섰다. 모두 석유화학 시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는 행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진행된 웅진케미칼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 롯데케미칼이 공식적으로 얼굴을 내민 것은 2010년 데크항공 인수 이후 3년만이다.

물론 해외 석유화학 M&A 시장에선 단골고객으로 꼽힌다. 2010년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을 1조 5000억 원에 거머쥐었고 이후 해외 석유화학 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기업인 찬드라아스리(PT Chandra Asri Petrochemical Tbk), 인도네시아 TPPI, ICI 파키스탄의 인수를 타진했지만 실제 인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롯데케미칼의 최근 확장기조는 눈에 띈다. M&A 시장에 나선 것은 물론 대규모 설비투자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현대오일뱅크와 1조 원대 합작투자를 발표했다. 오일뱅크 대산 부지에 합작설비틀 건설해 혼합자일렌(MX)과 경질나프타를 각각 100만 톤씩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합작설비에서 MX와 경질나프타를 공급받게 된다. 설비준공은 2016년이며 지분율과 자금조달 계획은 미정이다. 조단위 설비투자 추진은 2011년 우즈베키스탄에 수르길 프로젝트(총사업비 40억 달러)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롯데케미칼이 수르길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는 최근 인수한 STX에너지를 되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STX에너지가 보유한 수르길 프로젝트 지분(2.5%)로 따로 떼내 팔 여지도 있다.

우즈벡 수르길 지역에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는 이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24.5), 가스공사(22.5%), STX에너지(2.5%)가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중이다. 수르길 투자에 의지가 강한 롯데케미칼이 STX에너지의 보유지분 인수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로선 STX가 수르길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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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역발상 투자로 해석된다. 시황악화로 실적이 휘청이지만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2% 감소한 1174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년 수준을 밑도는 실적이 예상된다. 석유화학시장은 중동 설비확장에 따른 공급과잉과 중국의 시장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올해 실적도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단 전망이 많다.

물론 대대적인 투자를 감당할 여력은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 원을 웃돌고 부채비율도 77.8%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췄다.

문제는 투자의 실효성이다. 합작설비 투자에 따른 MX 및 경질나프타 공급이 유효할 지부터 미지수다. 원재료 대체효과는 있겠지만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주춤한 탓에 수익에는 크게 기여를 하기 어렵단 분석이 나온다. 웅진케미칼 인수로 화섬사업의 수직계열화(MEG-폴리에스터)가 예상되지만 화섬시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변수다. 다만 웅진케미칼이 보유한 수처리필터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추진해온 신사업을 보완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오일뱅크와의 합작은 양사의 필요로 진행된 것"이라며 "웅진케미칼 인수는 화섬사업과도 시너지가 있고 수처리사업에 대한 매력이 있지만 경쟁자가 많아 쉽지 않으며 검토 차원에서 입찰에 참여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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