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교보생명, 우리은행 인수추진 진짜 속내는 방카슈랑스 수익보다 지배구조 안정차원 해석

강예지 기자공개 2013-08-12 08:39:05

이 기사는 2013년 08월 05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은행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우리은행을 인수하는 배경에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는 견해가 많다.

교보생명은 1958년 설립이래 국내 리딩 생명보험사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2위사를 따라잡기엔 부족하다는 평이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한화생명은 교보생명보다 수입보험료(일반·특별계정) 13.85%, 초회보험료 35.96% 앞서고 있다. 한화생명의 자산 총액은 77조 4394억 원으로, 교보생명(69조 9563억 원)의 1.10배 규모다. 초회보험료는 영업 실적을 평가하는 지표의 하나로, 해당 기간 동안 체결된 신계약 실적이다.

◇ 2위와 차이 나는 3위…성장 돌파구 필요

교보생명 일반계정 수입보험료 규모는 2005 회계연도부터 내림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2010 회계연도에 전년 동기간보다 2006억 원가량 증가했지만, 당시 저축성 보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회계연도엔 수입보험료가 종전보다 2조 115억 원이나 커졌다. 보장성 보험도 늘어나긴 했지만, 지난해 세제개편 이슈로 즉시연금 등 저축성 보험 판매가 68%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리에 부담을 느낀 교보생명이 지난해 9월 서둘러 방카슈랑스 창구를 막았음에도, 저축성 보험의 보장성 보험 역전을 막진 못했다.

clip20130802193700
일반계정 기준(단위: 백만 원)/출처: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교보생명은 그간 보장성과 저축성 보험의 균형 잡힌 상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의 절대 규모와 비중 모두 2006 회계연도부터 점점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세제개편 이슈의 특이성을 고려해 지난 회계연도를 제외, 2011 회계연도 보장성 보험의 비중은 2006 회계연도 대비 6.91%포인트 하락했다. 절대 수치로는 18.85%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에 배경으로 성장 정체를 꼽고 있다. 삼성생명이 자산관리(WM) 사업에, 한화생명이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의미다.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전국에 포진한 지점을 통해 방카슈랑스 채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은행 고유 기능인 수신, 수수료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은행의 수익성은 예전 같지 않다. 특히 우리은행의 수익성은 특히 떨어진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수신 규모는 전년 대비 1.93% 성장하는 데 그쳤고, 중소기업대출이 줄면서 여신 증가 폭도 떨어졌다. 국내외 경기가 살아나면 기업 대출이 활발해지면서 은행의 대출자산도 불어나지만,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업의 성장성 둔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교보생명이 진짜로 필요한 것은 우리은행이 아니라 은행업 라이선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은행 자체에서 얻는 수익성보다 은행 인수 후 지주회사 전환 시 얻을 이점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란 주장이다. 최고경영자(CEO)인 오너 신창재 회장이 지주회사의 회장으로 부임하는 동시에 후임자가 교보생명의 CEO 자리에 오르는 시나리오다. 오너는 교보생명의 지분을 유지하지만, 이 경우에 금전적 의미보다 상징적 의미가 크다. 지주회사의 전문 경영인이 되면 은행·보험·증권 등을 갖춘 종합 금융회사를 관리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지주회사와 계열사의 임직원을 겸직하는 것도 가능하다.

교보생명은 5개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이들 자회사 지분의 과반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은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인센티브를 선택하지 않았고, 생명보험사(교보생명)이 자회사를 거느리는 체제였다. 하지만 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회사 숫자와 규모가 커져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