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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가 기업 검은거래 막았다 JKL, 한국정수공업 대표이사의 로비자금 명목 67억 유출 막아내

김일문 기자공개 2013-08-12 10:28:21

이 기사는 2013년 08월 09일 1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전 비리를 둘러싼 로비와 뇌물 등 검은 거래의 내막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한국정수공업의 최대주주인모투자펀드가 로비 명목으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유용하려 한 대표이사의 끈질긴 시도를 막아낸 사실이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규철 전 회장은 한국정수공업 대표 재직 시절이었던 지난 2011년 9월 UAE에 1000억 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수처리 시설을 수주받았다. 이 전 회장은 수주가 확정되기 전 자신의 최측근인 원전 브로커 오희택 씨를 통해 여당 고위 당직자인 이윤영 씨에게 원전 수주를 도와주면 80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후 이 전 회장은 회삿돈을 이용해 이윤영씨에게 컨설팅 명목으로 로비 대가인 5억 원을 미리 지불(2010년 9월)했고, 같은 해 12월 추가로 8억 원을 지급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윤영씨가 나머지 로비 대가를 지급해 달라며 2012년 5월 이 전 회장에게 보낸 편지가 유출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전 회장의 로비 자금 유용에 제동이 걸린 것은 한국정수공업에 FI(재무적투자자)로 JKL파트너스가 들어오면서부터다. JKL파트너스는 2010년 12월 중순 산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50억 원을 들여 한국정수공업 지분 59.8%를 인수했다.

JKL파트너스는 2010년 가결산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14억 4800만 원 가량이 선급금 명목으로 빠져나간 사실을 알고, 이 전 회장을 추궁한 결과 이 돈이 로비자금 가운데 일부였다는 것을 포착했다.

JLK파트너스는 이 전 회장이 체결한 컨설팅 계약 내용을 검토한 결과 추가적인 지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약 67억 원에 해당하는 추가 컨설팅 비용의 지출을 막았다.

2010년 당시 한국정수공업의 영업이익은 118억 원, 차입금 없이 현금성 자산만 206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돈이 로비 자금으로 빠져나갈 뻔한 것을 JKL파트너스가 막은 셈이다.

IB업계에서는 주먹구구식 경영을 답습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건전한 유기체로 거듭나는 과정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작고 오래된 중소기업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회사를 개인의 사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JKL파트너스의 경우 사모투자펀드가 투명 경영에 일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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