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전기, 더리즈 '악몽' 언제까지 부채비율 급상승, 재무구조 악화..수직계열화 투자 '후유증'
김장환 기자공개 2013-09-10 10:09:10
이 기사는 2013년 09월 05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전기가 수익성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마저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수직계열화를 위해 더리즈를 인수하는 등 무리한 투자로 시작된 '악몽'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금호전기의 부채비율은 164.1%를 기록했다. 반년 만에 30%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자산 자체가 420억 원 정도 늘었지만 이 기간 부채가 495억 원 늘어난 3425억 원까지 치솟으면서 부채비율을 높이는 악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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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상승의 결정적 원인은 차입금 및 매입채무 증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년 말 2352억 원이었던 총 차입금이 올해 2분기에는 273억 원 증가한 262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입채무가 228억 원 늘어난 437억 원을 기록한 것도 전반적인 부채 증가에 불을 지폈다.
지난 반년 동안 차입금을 크게 늘린 것은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금호전기의 총 매출은 17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74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73억 원으로 적자폭이 더욱 확대됐다.
미진한 수익 창출로 인한 자금운용 부담은 현금흐름에 직접적 타격을 입혔다. 올해 상반기 금호전기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70만 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87억 원대였던 현금흐름이 급속도로 둔화된 모습이다.
금호전기의 수익성 악화는 LED 조명시장의 성장성이 생각보다 더디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번개표'로 형광등 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금호전기는 2009년 본격적으로 LED 조명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다양한 특허를 획득한 탓에 증권시장에서 LED 조명 관련주 중에서는 상당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유럽발 경기침체와 경쟁업체들의 대규모 투자,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수익으로 가시화된 성과는 오랫동안 보여주지 못했다. 국내 시장에서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움직임도 중단된 탓에 당분간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LED 조명시장이 각광받던 시절 무리하게 나섰던 인수합병으로 향후 '한파'를 견딜 만한 재무여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금호전기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기 위해 2009년 루미마이크로와 더리즈를 연달아 인수했다. 금호전기(소재)→루미마이크로(패키징)→더리즈(에피칩)→금호전기(조명)로 생산이 이어지는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이었다.
인수 이후 루미마이크로는 그나마 수익성 측면에서 위안이 됐지만 더리즈는 심각할 정도로 '짐'만 됐다. 단 한번도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했고, 지난해 결국 자본잠식에 빠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최근 에피·칩 생산설비 일체를 일진LED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기면서 수직계열화마저도 완전히 무너졌다.
금호전기는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채권단과 약정에 따라 오는 2015년까지는 더리즈를 정상화시켜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주력사업을 접은 탓에 빠른 시일 내에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호전기의 지속적인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더리즈는 6월 말 기준 부채가 자본을 304억 원가량 넘어, 여전히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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