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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선진 금융기법 도입, 2030 톱 티어 외국계 은행 도약 목표"②도건우 신한은행 뉴욕지점장 "채권 투자 비롯한 선진 금융상품 사업 확대"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1 09:13:0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테일 금융이나 일반 기업금융 상품들은 한국의 은행들이 글로벌 대형 은행들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디지털 부문은 오히려 한국계 은행들의 역량이 더 뛰어나다. 핵심은 선진 금융시장의 새로운 금융기법들이다"

도건우 신한은행 뉴욕지점장(사진)이 바라보고 있는 중장기 목표는 뉴욕 내 톱 티어 외국계 은행이다. 현재로서는 미즈호 은행, 스미토모 은행, 미쓰비시 은행 등 일본계 은행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2030년대에는 그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진금융 기법 도입을 톱 티어 도약의 해법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뉴욕 IB 시장에서 다루는 신종 금융 상품들로 사업을 다변화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진단이다. 타 외국계 은행과의 교류를 늘려 나가며 채권 투자 등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마닐라지점장 등 글로벌 경험 풍부, 안전성 위주 운영 기조 확립

도 본부장은 2020년부터 5년째 신한은행 뉴욕지점장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전문가다. 그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와 1993년 은행원 생활을 처음 시작했고 신한은행 인사부, 신용기획부 등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경영관리팀 부부장, HR팀 부부장 등을 지냈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8년이다. 2008년 7월부터 1년동안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부 부부장을 지냈고 2009년 7월부터 2012년 9월까지는 뭄바이지점 부지점장을 역임했다.

이후 잠시 2년반 가량 국내 영업점 지점장 생활을 하다 2015년 4월 마닐라지점 개설 준비위원장으로 오며 글로벌 부문으로 복귀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마닐라지점장을 지냈고 2019년 1년 여의도중앙지점장을 거쳐 현재 뉴욕지점으로 왔다.

도 본부장의 풍부한 글로벌 역량은 현재 안전성 중심 경영 기조의 바탕이 됐다. 마닐라지점 등 해외 지점에서 현지 금융당국의 감독 기조, 자금세탁 규제 준수 등의 중요성을 경험했고 뉴욕지점에서도 이를 최우선 가치로 삼게됐다.

도 본부장은 "우즈베키스탄 법인 설립을 준비하다가 중단한 적도 있고 마닐라지점장으로 있으면서도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험했다"며 "필리핀은 자본시장이 급성장하는 '이머징 마켓' 중 하나지만 자금세탁 규제 방면으로는 비교적 앞서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무래도 영업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있지만 뉴욕 시장은 내부 통제를 맞추지 못하면 정말 큰 일이 난다"며 "운이 좋아 1~2년 검사에서 안 걸릴 수도 있지만 그러다 한 번 걸리게 되면 막대한 벌금과 영업 정지 등 규제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끊임없이 점검하고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CRE 대출 신규 취급 중단 결정도 도 본부장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됐다. 과거 신용기획부에서 경험을 살려 부동산 시장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했다.

그는 "과거 신용리스크를 관리하는 부서에 있었다보니 자산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이 맞지 않았다"며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해서는 더욱 보수적으로 심사를 했고 작년부터 이어지는 부실 위험에서 다행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 협회 가입하며 네트워크 확대…규제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

지속가능 성장의 기반을 구축한 도 본부장의 중장기 목표는 뉴욕시장 내 상위권 외국계 은행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다.

도 본부장은 "냉정하게 말해 뉴욕 금융시장에서 한국계 은행들의 위상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며 "당장 미즈호,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일본계 은행들과 비교 해봐도 한 은행의 자산이 한국계 은행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진출 시기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의 메카이자 달러 조달의 중심지인 이 곳에서 새로운 금융 기법을 배워가며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2030년을 넘어가면서 톱 티어 외국계 그룹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IB 영역에 한국 금융시장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상품들이 존재한다. 일례로 각 나라의 연기금이 특정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할 경우 금융기관에 '펀드 서브스크립션'을 주로 이용한다.

실제 지분 투자는 점진적으로 이뤄지지만 연기금내 자금 집행은 한 번에 대규모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중간 중간 금융사들이 금융지원을 해주는 상품으로 뉴욕 금융가에서는 매우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 본부장은 "한국에서는 좀 경험할 수 없는 그런 상품들이 많이 있고 그 상품들이 정말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연기금뿐만 아니라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 기업들이 금융사들의 특정 금융상품을 이용해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투자를 비롯해 선진 금융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취급할 예정"이라며 "작년 지점 위치를 옮긴 것도 외국계 은행들이 집중돼 있는 업무 지구에 오기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한국계 은행 지점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뉴욕 시장 내 '외국계 은행 협회'에도 가입했다. 외국계 은행과의 교류를 늘리고 동시에 감독 당국의 규제 변화 등을 빠르게 인식하기 위해서다.

도 본부장은 "규제 변화나 감독 당국 신규 정책 발표 등이 있으면 회원사에 다 공유가 된다"며 "회비 비용 부담도 있지만 직원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양질의 교육들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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