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영구채, 절반이 ABCP로 변신 총 5000억원 중 증권사 인수분 2250억…3개 SPC, 1900억 구조화
황철 기자공개 2013-09-13 11:52:33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0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에너지 신종자본증권의 유동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증권사 인수 물량 2250억 원의 대부분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기초자산으로 쓰였다. 남은 물량까지 유동화하면 총 발행액 5000억 원의 절반 가량이 ABCP로 탈바꿈하게 된다.이번 유동화는 발행사의 조달 확대 의지와 증권사의 차익 실현 욕구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에너지는 영구채 발행 추진 때부터 증권업계에 자산유동화를 전제로 물량 인수를 요구해 왔다. 동일 만기와 구조에서 금리가 차이가 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영구채의 회계 처리 변화 등으로 위축된 수요기반이 유동화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갈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 알펜로즈제이차, 제이씨케이제일차 1600억 원 추가 유동화
지난 3일 포스코에너지 신종자본증권 1600억 원 어치가 대거 자산유동화기업어음 기초자산으로 쓰였다. 알펜로즈제이차와 제이씨케이제일차(SPC)는 같은 날 각각 1000억 원, 600억 원의 영구채를 편입해 유동화했다. 지난달 29일 스마트에너지제일차가 300억 원 어치를 기초자산으로 쓴 지 3영업일 만이다.
알펜로즈제이차와 제이씨케이제일차가 편입한 포스코에너지 영구채는 만기와 옵션 등은 동일하지만 트랜치가 나눠졌다. 금리와 계약사항에 다소 차이가 난다. ABCP의 구조도 이에 맞게 다르게 짜졌다.
알펜로즈제이차는 1-1회차 영구채 1650억 원 중 1000억 원 어치를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양수해 현금흐름을 기초로 ABCP 1045억 원 어치를 발행했다. 3개월 단위로 자동 차환하도록 프로그램이 짜져 2018년 8월29일 최종 약정 만기를 맞는다. 차환은 ABCP나 동일 금액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로 이뤄질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ABCP와 ABSTB가 동시에 발행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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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에 따른 차환 시점에 매수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콜 옵션 행사 시기에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모 ABS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사모 ABS에 대한 인수 의무를 부담해 위험을 통제하고 있다.
기초자산인 1-1회차 채권은 애초 증권사 인수분으로 분류돼 콜 옵션 행사 이전까지 조기상환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됐다. ABCP 약정 만기를 5년으로 여유롭게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조기상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신종자본증권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50% 가량을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옵션 행사 시점 이전에 언제든지 상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에너지 1-1회차 영구채 인수에 나선 증권사들은 조기상환권 행사 시점인 5년까지 실질 만기를 확정하도록 요구했다. ABCP와 만기매칭 등 유동화에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포스코에너지는 대신 발행금리를 동일한 구조인 1-2회차(4.72%)보다 8bp 낮게 가져가는 조건을 제시해 상호간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
◇ 영구채 수요, 유동화시장으로 이동하나
제이씨케이제일차는 1-2회차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617억 원 어치의 ABCP를 발행했다. IBK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았고 기업어음 인수 약정을 맺어 신용을 보강했다.
기초자산인 1-2회차는 1-1회차와 달리 풋 옵션 행사 이전이라도 조기상환이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ABCP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 신용평가사에서 자본 인정 비율을 낮추거나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자본으로 계상되지 않을 경우 기초자산이 중도 상환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위험은 IBK투자증권의 ABCP 인수 약정으로 통제하고 있다.
ABCP 만기를 알펜로즈제이차의 발행물보다 짧게 가져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제이씨케이제일차가 발행한 ABCP는 기초자산에 대응물의 경우 1년 후인 2014년 9월2일 만기를 맞는다.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피하기 위해 364일로 만기를 맞췄다.
30년에 달하는 기초자산 만기와 콜옵션 행사 시점과의 만기불일치 위험은 사모 ABS 발행을 통해 통제했다. 사모 ABS는 IBK투자증권과 다른 기관 한 곳이 의무적으로 인수하도록 했다.
이번 유동화로 포스코에너지 영구채 중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의 대부분이 ABCP 기초자산으로 편입됐다. 증권사 인수분은 1-1회차 1650억 원, 1-2회차 600억 원 등 22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스마트에너지제일차가 기초자산으로 쓴 1-1회차 300억 원까지 포함하면 총 1900억 원이 유동화됐다. 남은 것은 1-1회차 350억 원으로 추가로 유동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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