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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첫 글로벌본드, 성공 비결은 6배 넘는 투자수요 모여…신규투자자 확보 차원에서 발행

한희연 기자공개 2013-10-09 11:27:19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8일 1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창사 이래 첫 글로벌본드 발행을 멋지게 성공시켰다.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철회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고 미국 정부의 폐쇄까지 겹쳐 분위기가 흉흉하고 한국물이 홍수를 이루면서 투자자들의 흥미가 떨어진 상황에서 일구어 낸 개가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주로 유로달러채(Reg S방식) 방식으로 달러화를 조달해 왔다.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무담보 무보증 글로벌본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변동성이 높은 시황에서 흔한 5년 만기 고정금리 발행에서 탈피해 3년 만기의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 5년 고정금리 한국물 홍수 속 3년 FRN 전략 구사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8일 새벽 5억 달러규모의 3년 만기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리보금리(US$ 3M Libor)+125bp'의 금리에 발행했다.

최근 달러화 채권 발행시장 분위기가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은행 또한 발행 감행 여부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예 발행을 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면, 발행가능한 윈도우가 열릴 경우 조건을 따지다 이를 버리기보다는 일단 시도해 보는 게 낫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오늘 주저하다가는 내일 당장 발행을 할 수 없을 만한 이슈가 터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런 경우였다. 지난 주말 국제금융시장에 새로운 큰 이슈가 나오지 않고 잠잠한 상태였고, 7일을 넘기고 프라이싱을 한다 해서 더 좋은 조건의 시장이 펼쳐지리란 보장은 없었다.

결국 국민은행은 7일 오전 아시아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어나운스 하며 '리보금리(US$ 3M Libor)+140bp(area)'의 이니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예상보다 주문은 빠른 속도로 쌓여 수정 가이던스를 제시할 즈음에는 이미 20억 달러 넘는 주문이 들어왔다고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가이던스를 '리보금리(US$ 3M Libor)+125~130bp'로 한 차례 수정했고, 최종 가이던스 하단에서 발행을 마무리 지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쏟아지는 한국물에 대해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국민은행이 이를 타개하려 쓴 전략이 바로 3년 만기 FRN였다. 최근 나왔던 한국물들이 대부분 5년 만기 고정금리 채권이라는 점에 착안해 니치마켓을 찾겠다는 포석이었다.

3년 만기 FRN의 경우 고정금리 채권에 비해 찾는 투자자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이 수요를 끌어내 보자는 게 국민은행의 생각이었다. 고정금리채권 발행이 주를 이루는 시장에서 3년 만기 FRN은 상대적으로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한국수출입은행이 듀얼트렌치 중 하나로 3년 만기 FRN을 발행한 이후 국민은행이 이 수요를 다시 한번 확인시킨 계기가 됐다.

FRN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 이를 원하는 투자자 뿐 아니라 은행 부문 발행사에게도 이점이 있다. 은행의 경우 고정금리 해외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이를 변동금리로 이자율 헤지를 하곤 하기 때문에 아예 변동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면 훨씬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6월 넌딜 로드쇼(NDR) 당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변동금리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며 "시장마다 상황이나 변동성이 다르고 발행사마다도 처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은행 계열 발행사에겐 FRN이 괜찮을 것이라 판단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아시아 전체에서 최근 3년 FRN이 나온 것은 수출입은행과 일본의 한개 기관 뿐"이라며 "FRN은 상대적으로 은행 수요가 많지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이 많이 망가져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었는데, 최근 다소 개선된 상태에서 믿을 만한 발행사의 경우 FRN 투자도 적극적으로 한다는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 첫 글로벌본드, 신규투자자 확보·미국내 투자 확대 움직임 포착 등 이유로 144a 도전

이번 발행은 국민은행의 첫 글로벌본드(RegS/144a) 도전이었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유로본드(RegS) 형태로만 달러화채권 발행을 시도했었다.

시중은행 중에선 외화자산 수요가 가장 작은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부채수요도 적어 굳이 해외채권 발행에 많은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144a의 경우 유로본드로 발행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간 투자자 수요 등을 고려했을 때 RegS 마켓에서도 충분하다고 느꼈었다"며 "절차나 준비비용, 기간 등이 144a가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유로본드로 주로 조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국민은행도 계속 성장하고 이와 더불어 외화 쪽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 확대 차원에서 글로벌본드 발행에 데뷔하게 됐다"며 "또 미국이 회복 기조를 보이면서 미국 내 자체적 투자도 많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아 이에 대비하려는 차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첫 데뷔 글로벌본드였지만 색다른 발행형태였기 때문인지 주문 북은 최종적으로 150개 기관에서 30억 달러 가량 쌓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59%, 유럽 21%, 미국 20%의 투자자 비중을 나타냈다.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서 48%, 은행 41%, 중앙은행 및 정부기관 5%, PB 및 기타 5%의 비중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이번 발행을 위해 지난 5월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BofA메릴린치, 크레디트스위스, HSBC, 미즈호증권을 주관사로 삼고 준비작업을 해 왔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국민은행의 미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A'등급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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