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블록딜 '봇물'...기업은행 블록딜은? 금융주가 증시 상승 주도...연내 기업은행 블록 일부 성사 가능성도
정준화 기자공개 2013-10-28 08:21:01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3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주가가 코스피 2000선에 안착하며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가파르게 주가가 오른 금융주와 관련된 블록딜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이에 따라 총 매각 규모가 1조2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는 정부의 기업은행 지분 블록딜 등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 금융주 주도 코스피 2000선 안착...블록딜 줄이어
22일 IB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날 개장 전 보유중인 하나금융지주 주식 1267만 주 중 840만 주(지분율 2.9%)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가는 전일 종가(4만1350원)에 2% 할인율을 적용한 4만525원으로, 매각 규모는 약 3400억 원이다. 2% 할인율은 최근 진행된 블록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번 거래는 골드만삭스가 단독주관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4월 하나금융지주와의 합병과정에서 취득한 주식을 올해까지 처분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최근 금융주들의 주가 상승에 따라 지금이 블록딜을 진행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외환은행과 함께 IBK기업은행도 이날 개장 전 갖고 있던 신세계 주식 3.4%(33만1803주)를 전량 블록딜로 처분했다. 매각가는 전일 종가(26만9000원)에 3% 할인율을 적용한 26만1000원으로, 매각규모는 870억 원이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가 주관했다.
이번에 매각한 주식은 정부가 2008년 기업은행에 현물 출자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강화하고자 기업은행에 신세계 주식 63만5천여주(지분율 3.4%)를 현물 출자했다.
이 주식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이 2007년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증여세 대신 정부에 납부한 것이다.
이후 신세계가 2011년 6월 백화점(신세계)과 마트(이마트) 부문으로 회사를 분리하면서 기업은행의 보유 주식도 이마트 93만9000여주(3.4%), 신세계 33만1000여주 (3.4%)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이 조만간 남아있는 이마트 지분도 처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금융지주와 2001년부터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어온 BNP파리바도 전일 보유중이던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6.35% 중 1%에 달하는 물량을 블록딜로 처분했다. 할인율은 3.4%가 적용됐고, 매각 규모는 215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BNP파리바의 이번 지분 매각 역시 신한금융지주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차원에서 진행됐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금융권 최고 수준의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두 달여간 주가가 3만 원 후반대에서 4만 원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주들이 3~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해 증시 상승을 주도하자 이와 관련한 블록딜이 쏟아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 정부 보유 기업은행 블록딜 나올까
관련업계에서는 정부가 보유 중인 기업은행 주식(50%+1주를 제외한 18.6%) 일부도 연내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8.6% 지분의 가치는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약 1조2000억 원을 웃돈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글로벌 시장에 논 딜 로드쇼(NDR)를 진행했고, 이는 기업은행 블록딜을 위한 사전 수요 조사 차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은행 주가는 NDR 이후 1만2000원대에서 1만 원 초반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금융주 상승과 맞물리면서 다시 1만2000원 중반대까지 오른 상태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정부가 지난 2006년 JP모간-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과 BofA메릴린치-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주관사로 선정했을 때 당시 주가(1만 원대 중반)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 2011년 기업은행 주가가 2만 원을 웃돌 때에도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던만큼 일부 지분만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 주가가 최근 올랐지만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전량 매각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 예산 확보 차원에서 일부만 매각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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