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2위 고착…3위 경쟁 본격화 [ETF 하우스 분석]3위권 5개 운용사 각축전...낙오시 생존 불가능
이대종 기자공개 2013-10-30 13:22:47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5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이 20조 원을 눈 앞에 둔 가운데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순위 경쟁이 뜨겁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에서 상위 운용사의 독과점이 수년 째 이어지고 있고 국내 ETF 시장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낙오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순자산총액 기준 1위와 2위 자산운용사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고 3위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ETF 업계의 판단이다. 하지만 국내 ETF 시장의 본격적인 상승세가 최근에야 이뤄진 만큼 상위권의 공고한 유지와 새로운 진입 등을 두고 이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 약 55%·미래 약 19%…"ETF 1·2위 공고"
한국펀드평가(KFR)에 따르면 이달 초 국내 전체 ETF의 순자산총액은 17조 9981억 원을 기록해 18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전달 17조 6985억 원과 비교하면 약 1.7%, 지난해 14조 7169억 원에 비해서는 약 2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ETF 시장은 지난 2002년 4개 종목, 3444억 원의 순자산총액으로 개설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 2004년 순자산총액이 한 차례 줄어들었지만 지난해까지 무려 평균 51.12%의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해 온 것이다.
2002년 11월 처음 집계된 순자산총액의 규모는 삼성투자신탁운용(현 삼성자산운용) 2128억 원, LG투자신탁운용(현 우리자산운용) 1163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 442억 원, CJ자산운용(현 하이자산운용) 178억 원 등이었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의 1위 유지는 단 한번의 역전없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9조 9239억 원을 기록, 시장점유율이 55.1%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2006년 6월 말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100개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KRX100 지수를 추종하는 타이거 KRX100을 상장하면서부터다. 당시 순자산총액은 618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1847억 원으로 처음 1000억 원대를 넘어선 이후 4월부터는 우리자산운용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3조 4062억 원이고 비중은 18.9%이다.
이후 ETF 시장 내 두 자산운용사의 과점 현상은 공고하게 유지되는 모습이다. 물론 이달 초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6조 5000억 원 넘게 차이나 그 규모가 큰 편이다. 하지만 2조 원대를 보유한 곳도 없는 가운데 1조 원 안팎의 순자산총액을 보유한 자산운용사가 몰려있어 2위와 3위 간의 차이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1위는커녕 2위를 따라잡기에도 이미 쉽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자산운용사 간 격차를 인정했다.
◇ 5개 자산운용사, 3위 싸움 치열
현재 확실한 3위를 노리는 자산운용사는 총 5곳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 우리자산운용,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이달 초 기준 약 4678억 원을 나타내 1조 원 안팎인 다른 자산운용사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마이다스·대신·동양 등 나머지 자산운용사가 평균 306억 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그 격차는 확연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08년 10월 1448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 원대를 돌파했다. 5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2월이었고 꼭 1년 뒤 1조 256억 원을 기록하면서 1조 원대에 들어섰다. 이달 초 기준 순자산총액 규모는 1조 1835억 원이다.
삼성자산운용과 더불어 시장개설 멤버였던 우리자산운용은 초기만 하더라도 그 격차가 1000억 원대 불과했다. 하지만 1조 원대를 돌파하기까지 6년 남짓한 시간이 걸리면서 2위 지위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넘기고 말았다. 최근 순자산총액은 9198억 원이다. KB자산운용은 2008년 11월 148억 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9월 3794억 원을 기록하면서 순자산총액 규모를 키웠고 2011년 말이 돼서야 5000억 원을 넘었다. 이달 초 순자산총액은 9127억 원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2011년 5월에서야 처음으로 1906억 원을 나타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었다. 하지만 인덱스 펀드의 강점을 살려 증가폭을 키웠고 최근 9080억 원의 순자산총액을 달성하며 3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5곳의 차이는 오십보 백보 수준"이라면서 "어느 자산운용사도 3위권에서 뒤처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는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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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ETF 시장 선례…"과점경쟁 낙오하면 끝"
이들 자산운용사가 과점경쟁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는 해외 선진국 시장에서 선례를 찾을 수 있다. 2조 1140억 달러 수준인 전 세계 순자산총액에서 미국으로 대표되는 북미시장이 차지하는 규모는 1조 5440억 달러, 약 73.1%다.
이러한 미국 시장에서 아이쉐어스(iShares)는 지난달 기준 704개의 ETF를 보유하며 순자산총액 8160억 달러로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 뒤는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와 뱅가드(Vanguard)가 각각 3450억 달러와 2920억 달러 등 20%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870억 달러로 5% 수준인 파워쉐어즈(PowerShares) 등과 4위 격차를 확실하게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위권 자산운용사의 과점 점유율이 수년 째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ETF 시장은 미국과 10년 정도의 격차를 유지하며 커지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순자산총액 규모도 약 10배 정도가 차이가 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3위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ETF 과점경쟁에서 낙오해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가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전체 규모가 10조 원을 넘긴 것이 불과 지난해이고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 그치는 수준"이라면서 "ETF 과점경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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