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박연차 증여 지분, 태광실업 2세 승계에 활용 3년 전 '휴켐스' 지분 무상 증여..양도 통해 오너 2세 지분율↑
박창현 기자공개 2013-11-08 10:38:2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6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아들 박주환 부실장에게 무상으로 넘긴 계열사 지분이 경영권 승계의 디딤돌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부실장이 해당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대가로 모회사 태광실업 지분을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다.태광실업은 최근 계열사인 ㈜정산의 영업과 자산을 모두 사들였다. 해당 자산을 양수하는 대가로 태광실업은 ㈜정산에 신주 3만 3235주를 지급했다. ㈜정산은 박연차 전 회장의 아들인 박주환 태광실업 전략기획실 부실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개인회사다.
이번 계열사간 영업양수도 거래로 박 부실장의 태광실업 보유 지분율은 기존 13.56%(본인 보유 지분 9.3% + 정산 보유 지분 4.26%)에서 42.25%로 크게 늘어났다. 박연차 전 회장(52.83%)에 버금가는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양대 지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박 부실장이 태광실업 지분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정산의 자산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정산 자산총액은 올해 9월 기준으로 1936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1509억 원이 투자자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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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투자자산에는 지난 2010년 12월 박연차 전 회장이 무상으로 증여한 휴켐스 지분 163만 9864주(4.01%)도 포함돼 있다. 당시 박연차 전 회장은 해당 휴켐스 지분을 계열사인 '태광엠티씨'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휴켐스는 태광실업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 회사로 해당 지분 가치만 330억 원에 달했다.
공교롭게 그 해 박 부실장 개인회사인 ㈜정산이 태광엠티씨 지분 100%를 확보한다. 사실상 박연차 전 회장이 적통 후계자에게 핵심 자산을 넘겨준 거래였던 셈이다. 이 때문에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박연차 전 회장이 자녀에게 재산을 편법 증여해 세금을 회피한 의혹이 있다며 국세청에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현재, 무상증여된 휴켐스 지분은 오너 2세인 박 부실장이 태광실업 경영권을 승계받는데 중요한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됐다. 먼저 ㈜정산은 태광실업과의 영업양수도 거래를 앞두고 몸집을 키우기 위해 지난달 31일 태광엠티씨와 합병을 단행했다. 자산가치가 높을수록 현물출자 대가로 받을 수 있는 태광실업 지분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태광엠티씨는 매출액 97억 원 수준의 소규모 계열사지만 휴켐스 지분 덕분에 자산가치가 높았다. 실제 태광엠티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여받은 휴켐스 지분 가치를 424억 원으로 책정해두고 있었다.
㈜정산과 태광엠티씨가 한 몸이 되면서 무상증여 받은 휴켐스 지분 역시 양도 대상 자산에 포함됐다. 결국 말 많았던 휴켐스 지분은 3년 여 만에 태광실업 지분으로 바뀌어 적통 후계자인 박 부실장 소유 재산으로 편입됐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2011년 당시 휴켐스 지분을 무상증여 받았던 태광엠티씨가 법인세를 납부하면서 세금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며 "휴켐스 지분은 합병과 영업양수도 과정을 거쳐 태광실업 주식으로 바뀌었고, 태광엠티씨 주주였던 박주환 부실장이 이 태광실업 지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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