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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수익률 최우선…삼성증권의 '파격' 성공할까 고객 이탈+내부 문제제기 배경..위험자산 선호 가능성

이승우 기자공개 2013-12-30 10:43:58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6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객수익률이 좋지 않으면 성과급을 주지 않기로 한 삼성증권의 평가 체계는 파격이다. 과거 일부 증권사가 시도했지만 주식 위탁 영업 중심의 보상 체계였다. 고객의 전체 자산관리(WM) 측면에서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삼성증권의 고민이면서 숙제인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으로 WM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싹트고 있는 국내 자산관리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후속 주자들의 벤치마크 대상이 될 가능성도 높다. 물론 부작용과 시행착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 반성 or 외부 질타

이미 올 하반기부터 직원평가지수(KPI)에 고객수익률 항목을 신설하고 점수화하기 시작했다. 가점은 5점으로 100점 만점 중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바뀌는 평가체계는 가혹할 정도다. 고객 수익률이 안 좋으면 아예 실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고객수익률이 KPI 항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라고 보면 된다.

이같은 보상체계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그동안 고객 불만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장기 국채와 브라질 국채 등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 상품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고객 이탈 가능성이 커졌던 게 사실이다. 삼성증권의 대표 상품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브라질 국채의 경우 최고 30% 정도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 부진은 상품 판매 급감으로 이어졌고 이를 만회하지 않는 이상 향후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절박함의 발로로 해석 가능하다.

길게 보면 고객 관리가 WM 사업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셈이다. 고객 없이는 WM 사업도 없다고 생각한다. IB 사업도 하고 있지만 이미 WM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꾼 상황에서 고객 관리가 생존의 문제로 떠올랐다.

결정적인 계기는 내부 문제 제기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 대부분을 고객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노골적인 지적과 불만이 잇따라왔기 때문이다. 일부 임원의 경우 거액을 다른 증권사로 옮기면서 내부에서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특히 올 상반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금융계열사 방문 당시 고객 관리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2014년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관리에 대해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지점과 직원 평가시 고객 수익률을 PB평가와 보상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는 의지를 전 임원과 부서장, 전국 지점장에게 밝혔다.

◇"시장 발전 계기될 듯"..부작용 고민해야

업계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잘 정착되면 전체 WM 시장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펀드 열풍 이후 잃어버린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부작용에 대해 충고가 잇따른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PB와 고객 모두가 리스크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다.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자산 비중이 늘어날 수 있는데 특히 주식 비중이 현저히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 PB는 "PB는 다른 하우스나 다른 부서로 옮겨다닐 수 있다"는 전제를 하면서 "PB 개인의 성과급을 무시할 수 없어 장기적인 고객 관리보다는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투자가 적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해외 선진 PB 하우스의 경우 고객 수익률 항목보다는 관리 자산 순증이나 유지에 큰 가중치를 두고 있다. 초고액자산가의 경우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관리를 중시하는데 PB들의 이해관계와 상충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 PB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핵심은 수익률도 있겠지만 세금 문제와 상속 등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이런 고객들이 오히려 덜 관리받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삼성증권이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잡고 있으나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고객 수익률에 성과급이 연동되면 성과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더 많아 반대급부로 성과급 기본 규모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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