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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7전8기' 해외진출 성과 나올까 [2014 승부수] 태국 4G 시장 진출 의지..비통신 부문 '잰걸음'

양정우 기자공개 2014-01-07 08:23:32

[편집자주]

의지(意志)는 역경(逆境)을 이긴다. 기업 환경은 나빠지고 실적이 악화되어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5년간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외 환경에서도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장을 잡은 기업은 몰라보게 체질이 달라졌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기업에게 2014년은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갑오년, 역동적인 말의 해를 맞아 주요 산업과 기업의 새해 승부수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3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에게 해외 진출은 잊고 싶은 추억이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최대 시장에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글로벌 통신사로 거듭나려던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 탄탄한 펀더멘털을 토대로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벌어지는 제로섬 게임이 부담스러운 건 1위 사업자 역시도 마찬가지다. 국내 통신 3사는 꽉 막힌 국내 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만 하는 기로에 놓여있다.

국내 통신사가 공통적으로 꼽고 있는 해법은 '해외 진출'이다. 탈출구는 정해져 있으나 헤쳐 나가는 과정마다 난제가 산적해 있다.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기에 직접 부딪혀 해결해야 하는 고충도 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 SK텔레콤은 해외로 나가기 위한 재도전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실패로 얼룩진 해외 진출 스토리

지난 2000년 중반부터 꾸준히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던 SK텔레콤에게는 아직도 상흔이 남아있다. 대규모 투자도 서슴지 않았지만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 시장에는 지난 2006년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사업자(MVNO)인 힐리오를 설립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투자 손실을 감안하고 2년 여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어 2010년에는 미국 이동통신사 라이트스퀘어드(LightSquared)에 60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지난해 5월 파산하는 수모를 겪었다.

중국의 경우 투자에는 성공했으나 진출은 실패한 사례다.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약 1조 원을 들여 차이나유니콤 주식 총 8억 9975만주를 취득했다. 하지만 2009년 보유 중인 차이나유니콤 주식을 1조 5000억 원 가량에 전량 매각하며 중국 시장에서 발을 뺐다. 대규모 차익을 남기는 데는 성공했지만 광대한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펼쳐보려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줄줄이 이어졌던 시도도 아직까지 뚜렷한 실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SKT 베트남(SKT Vietnam PTE. Ltd.)과 멜론 인도네시아(Melon Indonesia), 말레이시아 패킷원(Packet One Network) 등 주요 합작사들은 지난 3분기에도 여전히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변함 없는 국내 시장 경쟁력…1위 사업자 굳혀

SK텔레콤은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1조 5014억 원)을 전년 동기(1조 1910억 원)보다 26.1%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동통신 2·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를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국내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해 매출액은 같은 기간 2.7% 증가한 데 그쳤지만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이며 수익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었다.

SK텔레콤의 저력은 경쟁사 대비 우월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1위 사업자 지위에서 나온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줄곧 50%를 넘는 가입자(지난해 9월 말 기준 2721만 명)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역시 2·3 위 사업자와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가입자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경쟁사를 앞서고 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만4909원으로, KT와 LG유플러스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그 뒤를 LG유플러스(3만 4495원)가 바짝 뒤쫓고 있고, KT(3만1332원)는 저점에서 머물러 있다. 올해 ARPU도 LTE 가입자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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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 8기' 해외 시장 재도전..비통신 부문 '잰걸음'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국영통신사업자인 CAT와 함께 제4세대 이동통신(4G)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벌였다. CAT의 태국 내 이동통신사업 면허 취득과 이동통신망 개발 등을 위해 양 사가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조치였다.

현재 태국 정부의 프로젝트 입찰이 연기되면서 더이상 진전된 내용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반드시 해외 진출에 성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낸 사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태국 뿐 아니라 다른 시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경영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 대한 열망은 비통신 사업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다른 산업 간의 융합 사업을 키워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는 전략이 먹히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나노엔텍의 지분을 인수하며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뒤, 지난 2012년 중국 티엔롱의 지분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소마로직과 기술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미국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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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사진 왼쪽)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베스텔사의 오메르 융겔(Omer Yungul) 사장과 협약서에 서명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SK텔레콤]

스마트 교육 사업의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터키 최대의 가전 제조업체인 베스텔과 유럽·중앙아시아 지역의 스마트 교육시장에 진출한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의 교육·보안 솔루션을 베스텔의 스마트기기에 탑재하는 방식이다. 앞서 중칭그룹과 교육 지원 솔루션 판매 계약을 맺으며 중국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발을 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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