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지급식 ELS 인기, 1년만에 시들 조기상환 기간 짧아져 기존 ELS로도 절세 가능
이상균 기자공개 2014-01-10 10:14:00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7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절세형 금융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월지급식 ELS의 인기가 1년도 안돼 식고 있다.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국내외 지수의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조기상환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조기상환율이 높아지자 월지급식의 필요성이 사라졌고, 기존 ELS에 비해 쿠폰수익률이 낮다는 단점이 부각됐다.머니투데이 더벨이 2013년 주요 증권사 6곳(삼성·우리투자·대우·현대·한국투자·신한금융투자)의 월지급식 공모 ELS 발행량을 집계한 결과, 2조 7523억 원으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시기별로 발행량 편차가 컸다는 것이다. 상반기 발행량은 1조 6206억 원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이보다 30.1%가 줄어든 1조 1317억 원에 그쳤다.
|
지난해 초만 해도 월지급식 ELS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절세 수단으로 인기를 모았다. 과세 기준을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월지급식 ELS는 지난해 1~4월에만 1조 3568억 원이 발행돼 2013년 발행량의 49.3%를 차지했다.
일례로 A라는 일반인이 1억 원을 쿠폰수익률 8%에 만기 3년인 ELS에 투자했다고 가정하자. 해당 ELS는 1~5차 조기상환 기회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만기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며 발행 이후 3년 만에 상환됐다. 상환 금액은 원금 1억 원에 연간 쿠폰수익인 800만 원에 3을 곱한 2400만 원을 더한 1억2400만 원이 된다. 이렇게 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인 2000만 원을 넘어 세금을 부과 받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쿠폰수익률을 매월 지급해주는 상품이 월지급식 ELS다. 같은 상황에서 월지급식 ELS의 경우 800만 원을 12로 나눈 66만 6600원을 3년 동안 매달 지급받게 된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하가 되기 때문에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기는 길지 않았다. 4월 이후로는 월별 발행량이 단 한번도 3000억 원을 넘지 못했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주요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S&P500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상태에서 낮은 변동성을 유지했다. 덕분에 이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ELS의 조기상환율이 크게 상승했다.
|
NICE피앤아이에 따르면 2013년 조기상환 건수는 4721건으로 전년 3714건에 비해 27.1%(1007건) 늘었다. ELS에 투자해 자금을 상환 받는 평균 투자기간은 0.76년(8개월)으로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가령 1억 원을 ELS에 투자한 A는 발행 6개월 만에 조기상환을 받을 경우 400만 원, 발행 12개월 만에 조기상환 받을 경우 800만 원을 쿠폰수익으로 챙기게 된다. 굳이 월지급식 ELS에 가입하지 않아도 투자기간을 줄이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
한국투자증권 PB는 "월지급식 ELS는 기존 스텝다운형 ELS의 조기상환이 미뤄져 3년 만기를 채울 경우에 대비해 만들어진 상품"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조기상환이 워낙 잘 이뤄져서 월지급식 ELS를 투자자들에게 권유할 만한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월지급식 ELS는 똑같은 구조의 스텝다운형 ELS에 비해 쿠폰수익률이 2%p가량 낮다. 증권사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스텝다운형 ELS가 최소 6개월 이상 자금을 굴리는 반면, 월지급식 ELS는 1개월로 짧기 때문에 쿠폰수익률도 자연히 낮아지는 것"이라며 "이자 할인 개념을 적용해 일복리보다는 월복리가 높고 월복리보다는 연복리가 더 높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월지급식 ELS의 쿠폰수익률이 8%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인기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3stocks로 설계된 월지급식 ELS의 쿠폰수익률은 연 12%, 월 1%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연 7~8%까지 떨어졌다"며 "연 쿠폰수익률이 8% 이하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들의 청약률이 크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월지급식 ELS보다는 녹인(원금손실 발생기준 가격)을 없앤 ELS와 녹인 기준을 크게 낮춘 ELS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시노펙스, 유튜브 통해 적극 주주 소통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빅텐츠 인수 예고한 나노캠텍, 내실 다지기 '글쎄'
- [IR Briefing]'경영권 분쟁 일축' 에스켐 "OLED 소재 전문 공급사 도약"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우리금융, CEO 장기 승계 프로그램 가동…후보군 면면은
- 최규옥 전 오스템 회장, 주성엔지 투자 방침 '유지'
- [한미 오너가 분쟁]'직접 소통' 약속 지킨 신동국, 소액주주연대 '지지' 화답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인크로스, 'T딜+AI'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 [저축은행경영분석]NH저축은행, 흑자전환 지속 가운데 건전성 관리 과제
- [저축은행경영분석]KB저축은행, 연체율 8.8%…건전성 개선 고삐 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