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1월 22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토교통부가 국민주택기금의 전담운용기관 선정을 진행 중이다. 여유자금 규모가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의 관심이 높다. 이중에서도 중장기자금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운용사의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입찰참가가 예상되는 자산운용사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는 추가위탁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제외됐다. 사실상 국내 상위권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관심을 가진 셈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연간 보수 수준이다. 국민주택기금은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다는 듯이 가격배점을 높여 잡았다. 지난해 연기금투자풀 위탁사업과 비교해 봐도 가격배점이 6.5점 더 많다. 업체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상황으로선 국민주택기금의 바람대로 연간보수는 5bp대까지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현재 연기금투자풀 연간보수인 5.8bp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민주택기금의 여유자금은 18조 9198억 원이다. 이중 현금성 자산 1458억 원과 연기금투자풀에 맡겨진 약 3조 5000억 원을 제외한 15조 3000억 원이 위탁대상이 된다.
중요한 점은 이 금액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새로운 전담운용기관이 사업을 시작하는 시기는 오는 7월이다. 최근 정부가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유자금 규모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국민주택기금이 새로운 전담운용기관에게 거액을 맡기기보다는 검증이 끝난 연기금투자풀에 위탁자금을 더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주택기금 역시 제안요청서를 통해 예상위탁 금액을 10조 원 가량으로 봤다.
10조 원 중 중장기자금의 비중을 80%로 가정할 경우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금액은 8조 원이 된다. 여기에 연간보수 5.8bp를 적용하면 46억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300억 원이 채 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신규 전담운용기관은 주식형, 채권형, MMF 등 각 유형별로 자산비중을 조절하고 개별운용사의 자금유출입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IT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소 10억 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필요하다. 10명 이상의 인력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도 감안해야 한다.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도 연기금투자풀 사업을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출혈경쟁을 해서라도 사업을 따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과열된 양상은 공모시장의 침체와 연관됐다고 본다. 자산운용사의 주요 수익원이 망가지면서 이제 사모시장에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5~6년 전만 해도 주식형펀드가 날개돋친 듯 팔리던 모습과 대비된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대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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