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1월 27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창수 GS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STX에너지를 언급했다. STX에너지를 육성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도 창출하자는 내용이었다. STX에너지 최종 인수까지 두달여 남짓 남은 시점에 허 회장의 발언엔 기대감이 묻어났다.GS그룹은 그간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인천정유,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하이마트, 코웨이 인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지난해 말 STX에너지 인수를 성공하며 그간의 설움을 만회했다. 그만큼 STX에너지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GS그룹은 STX에너지를 키워 새 먹거리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룹 매출이 편중된 정유사업은 정제마진 악화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부침 없는 실적을 내고 있는 발전사업이 정유사업의 부진을 메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STX에너지가 추진하는 강원도 북평 화력발전사업은 GS그룹이 눈독 들이는 차기 캐시카우다.
하지만 STX에너지는 리스크도 달고 있다. 태양광 모듈업체 STX솔라와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STX에너지캐나다가 대표적이다. STX솔라와 STX에너지캐나다는 연간 100억~200억 원대씩 순손실을 내면서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눈덩이 손실에 따라 부채비율도 가파르게 늘어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직면했다. STX에너지캐나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692.6%에 달한다. 태양광 및 천연가스 시황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미지수다.
GS그룹은 2010년 인수한 플랜트업체 디케이티(DKT) 인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GS칼텍스, GS건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인수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인수 이듬해 전직 경영진의 분식회계에 따른 DKT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GS그룹은 DKT 정상화를 위해 적잖은 자금을 쏟아 부으며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시황악화와 맞물려 DKT의 부실은 더 깊어졌고 재무적투자자(FI)에게 손을 벌렸다. 다각도로 정상화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12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숨은 리스크를 제대로 검증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한 결과다.
GS그룹이 STX에너지에 숨어 있는 리스크를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시너지에 초점을 두고 가능성을 봐달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M&A에 대한 기대감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 STX에너지가 GS그룹 주력계열사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DKT의 실패도 답습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그 전제 조건은 STX에너지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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