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현대엔지·엠코 합병 변수 등장 현대건설 주주가치 훼손 쟁점…14일 주총서 결론
길진홍 기자공개 2014-03-14 08:26:31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3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올 들어 주주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추진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합병 반대가 현실화 될 경우 현대자동차그룹 소유구조 변화를 수반한 가업 승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현대건설은 오는 14일 오전 서울 계동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작년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감사위원 선임 등이 주주총회 안건에 부쳐진다. 사외이사로 신현윤 연세대 부총장과 서치호 건국대 교수, 이승재 삼송세무법인 회장 등을 재선임하고, 박성득 변호사를 신규로 앉힐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원안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주주들의 관심은 정작 다른 데 있다.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현대엠코 흡수합병에 따른 주주가치 변동 여부에 온통 시선이 쏠려 있다. 주주총회 안건에 부쳐지지는 않았지만 의견 개진 형태로 일부 주주들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대건설 지분 9.8%를 보유 중인 국민연금은 합병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경우 합병 후 지분율 하락과 성장 정체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합병 계약 체결 전에 사전 통지가 없었던 점도 국민연금의 심기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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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72.5%를 보유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 합병이 성사될 경우 지분율이 38.6%로 축소된다. 합병 후 외형성장이 더디게 이뤄질 경우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최근 수년간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일궜다. 2007년 3700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2012년 말 2조 2719억 원으로 불어났다. 주택사업 중심의 현대엠코와 합병 후 시너지가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합병을 결의한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평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대에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주식교환 비율은 1대 0.1776171이다. 현대엠코 보통주 5.6주당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1주를 교부한다. 주당 평가액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각각 40만 3586원, 7만 1684원에 책정됐다. 합병이 완료되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분 11.7%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선다.
주주들은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이 과소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합병법인의 가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2012년도 재무제표 결산을 기초로 이뤄지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2013년 결산을 반영하면 매출 성장이 두드러진 현대엔지니어링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결국 대주주인 현대건설 주주가치를 훼손시키는 꼴이 된다.
국민연금에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시장 예상보다 낮은 합병비율을 수용하면 주주가치 훼손을 묵인했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국민연금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지 여부는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다만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신중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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