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긴 동면…유상증자, 때이른 개화 [thebell League Table/ECM Overview]기업공개, 보류·철회 속속…한계기업 증자 잇따라
이승연 기자공개 2014-04-01 10:15:37
이 기사는 2014년 03월 31일 1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4년 1분기 주식자본시장(ECM)은 유상증자의 약진, 기업공개(IPO)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1분기 IPO 규모는 699억 원으로 총 3건에 불과하다.공모와 사모를 포함한 유상증자 규모는 6조 464억 원으로 전년(3조 9287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자금난을 겪고 있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이 막히자 대거 유상증자에 나선 영향이 컸다.
◇ ECM의 꽃 IPO , 1Q 거래규모 700억…2010년 집계 이후 최저
'ECM의 꽃'이라 불리는 IPO는 그간 발행 건수나 규모 면에서 유상증자, 주식연계증권(ELB)을 압도해왔다. 증권사들도 주로 IPO에 초점을 맞춰 영업 방향을 결정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IPO는 증권사에게 계륵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딜도 많지 않았고 수수료도 점점 박해졌다. 트랙 레코드 차원에서 끌고 가야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올해 1분기 IPO 시장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납입일 기준 전체 발행 규모가 699억 원으로 더벨이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최저치를 기록했다. 발행 건수로는 단 3건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인터파크 INT(524억 원), 한국정보인증(97억 원), 오이솔루션(77억 원)이 전부다. 통상적으로 3월까지는 비수기라해도 상당히 저조한 실적이다.
규모나 건수도 줄었지만 공모 규모가 큰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종목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시장은 IPO의 활황을 예상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신규 상장 목표를 200개로 설정, 유가증권시장 30개, 코스닥시장 70개, 코넥스시장 100개 종목을 상장시키겠다고 공언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하지만 예비상장 기업들이 상장을 잇따라 중단하면서 다시 침체기를 맞게됐다. 최근 KT ENS 법정관리 후폭풍에 휘말린 KT렌탈, KT텔레캅은 물론 실적 부진의 덫에 빠진 롯데정보통신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다 보니 그간 갈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들이 IPO에 나선 코스닥 기업들에게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이 잇따라 연출됐다. 인터파크INT 공모청약에는 2조 2080억 원의 증거금이 몰리면서 49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한국정보인증도 일반 배정 물량 108만주에 9억9595만5170주의 청약이 몰렸다. 오이솔루션은 16만주 모집에 총 1억9477만주 청약이 들어와 청약증거금 9783억원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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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질보단 양…대부분 재무개선이 목적
올 1분기 ECM 시장에서 가장 많은 딜은 유상증자로 규모만 공모와 사모를 포함해 6조 464억 원에 달한다. 다만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 대부분이 재무구조 개선이나 차입금 상환을 위한 것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 사례는 찾기 힘들었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주주 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상증자의 증가는 그만큼 급한 불을 꺼야하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상장 폐지 가능성이 높은 STX조선해양(1조 6152억 원)은 단일 증자로 조 단위의 자금을 마련했다. 법정관리 중인 STX도 1분기 동안 두번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총 6287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동양그룹도 유상증자가 잦았다. 동양증권은 지난 1월 조기 매각을 위해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동양도 5355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1분기 동안 증권사가 주관한 거래는 총 9건으로, 2대 주주인 쉰들러 홀딩스와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대신증권, 대우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삼아 1803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JB금융지주도 현대증권과 함께 지난 26일 1415억 원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ELB, 분리형 BW 금지 여파로 CB급증…전년 比 40%↑
1분기 공모와 사모를 포함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를 합친 주식연계증권(ELB) 발행 규모는 총 8342억 원(11.94%)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 2192억 원)보다 31% 감소한 수치다.
딜 종류 별로 CB가 7568억 원 (10.9%)으로 ELB 가운데선 가장 많이 발행했다. 반면 BW와 EB의 발행 규모는 각각 740억 원, 3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무려 83%, 98%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되면서 BW 대신 CB가 대체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단일 거래로는 STX엔진이 주관사 없이 채권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한 1000억 원의 전환사채(CB)가 가장 큰 건이었다. CB발행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대형 딜은 없었던 셈이다. 이밖에 주관사가 포함된 공모 발행은 유니온스틸, 한솔홈데코, 페이코리아, 동부제철 등 4 건이다. 이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이 주관한 유니온스틸의 430억 원 규모의 CB 발행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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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 악재 여파, 블록딜 '반토막'
1분기 블록딜 규모는 5533억 원(7.37%)으로 전년(1조 366억 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활기를 띄던 모습은 사라졌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및 중국의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반도체의 2대주주였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 중이던 690만주 중 60%에 달하는 410만 주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 1867억 원을 현금화했다.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 지분 중 1.5%에 해당하는 434만주를 블록딜 해1773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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