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모태' 식품매출 첫 뒷걸음질 간장·레토르트·카레 등 잇따라 정리..수익성은 개선
신수아 기자공개 2014-04-10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8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모태가 된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 매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뒷걸음질 쳤다. 수익성 향상을 위한 식품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포화에 이른 국내 식품 사업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식품사업부문 매출액은 3조767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의 매출 3조8850억 원과 비교해 약 3%가량 감소한 수치다. 2007년 지주사 전환이후 식품 사업 부문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식품 구조혁신'을 통해 식품 사업 부문의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며 "수익이 나지 않고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제품을 과감히 정리하고, 일부 제품을 철수하며 단순화 작업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들며 공격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쳤지만 시장 선점이 어려웠던 분말 카레('인델리' 브랜드)와 간장('해찬들' 브랜드)을 철수했고, 이어 죽과 덮밥류('햇반' 브랜드) 등 즉석제품에 대한 생산 중단을 결정하며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앞서 200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현재 지주사업을 영위하는 ㈜CJ로부터 분리됐다. 분리 첫 해인 2008년 2조72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매년 평균 10%의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 2009년에는 처음으로 식품 사업 부문의 단일 매출이 3조 원을 돌파했고, 2011년에는 3조6478억 원, 이듬해인 2012년에는 3조8850억 원을 달성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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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식품 사업의 경쟁 심화와 포화에 이른 시장 상황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지 못했다. 식품 사업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기 위해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던 제품들이 시장 안착에 고배를 마셨다.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설탕·밀가루·다시다 등 다수의 점유율 1위 제품을 갖추고 있었으나 카레나 간장 등 후발 제품들은 이미 시장 1위 제품의 장악력이 높았다"며 "마케팅 등 비용은 증가했으나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 매력적인 차별 포인트를 찾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말했다.
카레사업의 경우 오뚜기가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었으며, 간장의 경우 대상을 비롯해 샘표와 몽고식품 등 중소기업의 파이도 뺏지 못했다. 이처럼 식품 사업 부문의 정비는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식품 사업의 한계를 받쳐줄 '묘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를 지키는 설탕과 밀가루 등은 국제 국물가와 환율의 등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필수재' 성격이 짙어 경기 변동의 영향이 적고 수요가 꾸준하지만 원가율 통제가 쉽지 않다. 식품 사업 전반의 원가 경쟁력을 받쳐줄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는 여전히 과제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식품 사업만 놓고보면 현상유지는 가능하지만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선제적 구조조정이 수익성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식품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10% 성장한 2221억 원을 기록했다. 한계에 직면한 성장 대신 내실을 먼저 챙기겠다는 복안이다.
앞선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록 매출은 소폭 빠졌지만 지난해 수익성은 크게 향상됐다"며 "올해도 수익성은 꾸준히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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